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3분기 임금근로자 증가폭이 4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건설업 중심으로 일자리 감소 폭이 컸고 내수 부진 장기화로 10~20대 일자리가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년 전보다 24만 6000개 증가했다. 이는 전체 분기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21만 1000개)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또 3분기 기준으로는 2018년 3분기(21만 3000개) 이후 6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문제는 임금일자리 증가폭이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분기별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2023년 3분기 34만 6000개 증가했으나 지난해 3분기(24만 6000개) 들어 3분의 2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하고 있는 고용 위치로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주중에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학원 강사를 한 경우 취업자는 1명이나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보건·사회 복지 분야에서는 전년 대비 13만 8000개 증가했고, 협회·수리·개인(3만 2000개), 운수·창고(3만 1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다.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해 노인 직접 일자리와 돌봄 관련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 분야 1년 전보다 4만 7000개 줄어들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는 3분기 기준으로 2018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거기에다 양질의 일자리가 가장 많은 제조업 일자리가 2만 1000개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5만개)보다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되었다. 건설업은 4분기 연속 감소했다.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고용 둔화가 겹치면서 일자리 감소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연령대 별로 보면 20대·40대와 60대 간에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60대 이상 근로자의 일자리가 27만 4000개 증가하며 큰 증가폭을 기록한 반면 20대 이하의 일자리는 14만 6000개 급감했다. 40대(-6만 7000개) 역시 일자리 감소를 보이며, 젊은층과 중년층의 고용 불안정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0대, 40대 모두 전체 분기 기준으로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인구 감소와 함께 경기 둔화가 겹치며 20대 이하와 40대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