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일반 환전 사업에 국내 증권사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가두리 전략’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 대신 증권사의 일반 환전 서비스를 택할 유인이 적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으로부터 일반 환전 인가를 획득한 증권사는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은 인가 획득을 추진 중이다. 일반 환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서비스 출시가 점쳐지는 곳은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KB증권·대신증권 등도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일반 환전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기존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초 일반 환전 사업은 은행에만 허용돼 증권사 고객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증권투자 목적으로만 환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2023년 외국환거래규정이 개정되면서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갖춘 증권사도 개인의 여행·유학이나 기업의 수출입을 위한 환전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증가한 만큼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익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은행에서 환전 수수료를 대폭 인하한 만큼 소비자들이 증권사를 택할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이 사업 진출을 검토하지 않는 것과도 같은 이유다. 인가를 획득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소위 ‘돈 되는 사업’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다들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안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은행에 비해 현저히 적은 창구 역시 약점이다. MTS를 통해 환전을 했어도 실제 수령을 하려면 창구에 방문해야 한다. 결국 차별화된 전략이 새 서비스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이 신한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외화 현찰 인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준비 중인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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