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바다의 고(高)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1971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공개한 ‘2024년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보다 11만 1000톤(11.6%) 감소한 84만 1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1971년(76만 4000톤)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역대 세 번째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고등어·멸치·갈치 등 국민들이 즐겨 찾는 어종의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고등어류 생산량은 13만 4800톤으로 전년 대비 17.4% 급감했고 갈치와 멸치 생산량도 같은 기간 각각 26.6%, 18.8% 줄었다. 어업 생산 금액도 전년 대비 4.3% 감소한 4조 1763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가까운 바다에서 어업 생산량이 급감한 데는 지난해 바다의 이상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어군 형성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바다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년 전보다 0.65도 오른 18.74도를 기록해 1968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근해 어장 환경이 고수온 등으로 급변하며 생산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환경 변화와 자원량 감소 등이 장기화되면서 어획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근해 생산량을 포함한 지난해 전체 어업 생산량은 361만 톤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다만 원양어업 부문 생산 확대로 전체 어업 생산 금액이 전년 대비 6.9% 늘어난 10조 918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다랑어·오징어·한치 등 원양어업 생산량은 전년보다 16.7% 늘었고 생산 금액도 1조 5258억 원으로 26.7% 급증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국내 동해안 오징어 등의 어획량이 감소하자 그 대안으로 포클랜드 등 원양 어장을 확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 어업 생산량 비중을 보면 전남이 국내 어업 생산량의 59.4%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고 이어 경남(16.2%), 부산(8.0%), 충남(4.2%), 경북(3.5%) 순이었다. 전남의 생산량은 전년보다 2.6% 줄었으나 여전히 최대 생산 지역 지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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