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전기 공급이 일부 중단되면서 국내 석화 업계 1·2위인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의 공장 가동이 멈춰섰다. 약 3시간 만에 전력이 복구됐지만 양 사는 수십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석화 업계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갑작스러운 정전이 겹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25일 업체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공장에 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전력은 오전 10시 40분부터 단계적으로 복구돼 LG화학은 정오쯤, 롯데케미칼은 오후 12시 30분쯤 복구가 완료됐다. 업체들은 그사이 생산공정에 투입할 예정이던 원료를 태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업체 관계자는 “가동이 잠시라도 중단되면 원료가 그사이 화학반응 등을 일으키면서 다른 분자구조를 갖게 돼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며 “설비가 못 쓰게 되거나 자칫 다른 사고 위험까지도 있기 때문에 연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산석화단지 내에서는 한동안 일부 굴뚝을 통해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와 하늘을 뒤덮었고 서산·태안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 오인 신고가 잇따랐다.
한전은 현재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에서 구역 전기사업자인 씨텍으로 전기를 보내면 씨텍이 각 업체로 다시 전기를 공급하는 체계”라며 “일단 한전 선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3시간가량의 정전으로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 전력이 비교적 신속히 복구됐지만 공장 재가동을 위해서는 설비 및 공정 점검 등을 거쳐야 한다. 업체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최소 2~3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이 늦어질 경우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대산석화단지에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비롯해 폴리에틸렌(PE), 폴리올레핀(PO), 염화폴리비닐(PVC) 공장 등 주요 기초 범용 제품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두 업체 모두 재고 보유분이 있어 제품 납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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