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치는 착용하고 있는 내내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과 연동돼 각종 기능을 수행해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스마트 기기보다 전력 사용량이 많다. 국내 연구팀이 이같은 기존 스마트 워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새로운 소재를 적용한 ‘일체형 AI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경우 전력 소모량은 기존 스마트워치의 3만 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철민 연세대 교수 연구팀과 왕건욱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센서-시냅스-디스플레이 기능을 단일 소자로 융합한 초저전력 뉴로모픽 기반 일체형 인공지능(AI) 디스플레이 소자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뉴로모픽은 인간의 뇌를 모방해 대량의 데이터를 기억하고,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팅 기술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은 센서, 연산, 디스플레이 기능이 개별 동작해 시스템이 복잡하고 전력 소모가 크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기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체 신경망을 모방한 뉴로모픽 기술과 데이터를 단말기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엣지 컴퓨팅 방식을 적용하고, 센서-시냅스-디스플레이 기능을 단일 소자로 융합한 초저전력 AI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엣지 컴퓨팅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데이터 송수신 과정 없이 단말 장치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응답 속도가 빠르고 네트워크 부하와 전력 소모가 적다. 연구팀은 전기화학발광 이온겔과 유기전기화학 트랜지스터를 접목해 AI 디스플레이 소자를 구현했다. 이는 센서-시냅스-디스플레이 기능이 집적된 뉴로모픽 기반 소자로, 인공신경망을 통해 입력 자극을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결과를 빛의 강도와 색상으로 출력하는 AI 디바이스다. 이렇게 개발한 일체형 AI 디스플레이의 전력 소모는 1W(와트) 수준의 스마트워치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사용자의 관절 재활이나 심박수 이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철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웨어러블 시스템의 높은 전력 소모와 복잡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했다”며, “건강 상태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로봇 감각 피드백, 스마트 센서, IoT 기반 AI 디바이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 기술 개발사업과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2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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