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을 기록해 9년 간 이어진 감소세를 깨고 반등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소했던 혼인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30대 초반 인구가 증가한 영향으로 지난해 혼인 증가율은 1970년 연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4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5명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을 기록한 이후 8년 연속 하락해 2023년 0.72명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15~49세)이 평생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다.
출생아 수도 8년 간의 감소세를 깨고 반등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800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8300명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3.6%로 2016년(-7.3%)부터 8년 간 이어오던 감소세를 깨고 증가세로 돌아섰다.
저출생 기조가 증가세로 돌아선 데는 혼인 증가, 결혼 가치관 변화, 인구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혼인 건수는 22만 2422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2만 8765건(14.9%) 늘었다. 14.9%의 연간 혼인 증가율은 1970년 연간 통계를 작성한 이래 55년 만의 최대 수치다. 전년 대비 증가 건수는 1996년 이후 최대, 혼인 건수는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혼인이 눈에 띄게 증가한 데는 코로나19로 인해 혼인이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혼인은 21만 3502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7% 감소한 이후 2021년(-9.8%), 2022년(-0.4%) 감소세를 이어오다 2023년 1.0% 소폭 반등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1990년대 초반생이 30대 초반 연령대에 진입한 인구구조 변화도 혼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후반(1986~1990년)에는 매년 62만~64만명대가 태어났지만, 1990년대 초반(1991~1995년)에는 출생아수가 70만~73만명대로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출산 증가에는 30대 초반 인구 증가 영향이 있었다”며 “2027년부터는 이런 영향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인구구조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027년 이후에는 가임 여성 수가 감소해 출생아수가 다시 감소 추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출산에 대한 가치관도 출산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2년마다 실시하는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과 자녀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적 측면이나 가치관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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