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물감 없이 컬러 그림 그린다…조선시대 ‘일월오봉도’ 구현

KAIST, 카멜레온 구조색 원리 응용

반도체 공정으로 미세구조 패터닝

물감 없이 표면 패터닝 기술만으로 조선시대 ‘일월오봉도’를 색까지 구현해낸 그림. 사진 제공=KAIST




물감 없이 물질의 표면구조를 정밀하게 바꾸는 방식으로 색깔이 있는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연구진은 영구적으로 색을 보존 가능한 이 기술을 통해 조선시대 대표 그림인 ‘일월오봉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신현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반구 모양의 미세구조를 이용해 화학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고해상도의 컬러 그래픽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이달 5일 게재됐다.

물체가 고유의 색을 가지는 이유는 빛이 물체 표면에 반사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간섭 현상이 일어나 특정 색깔에 대응하는 영역대를 반사하기 때문이다. 반사된 영역대의 빛이 눈이나 카메라를 통해 들어오면 색으로 인식된다. 고유한 색을 가진 물질들이 색소 재료로 쓰인다.



카멜레온 피부처럼 색소 없이 물체 스스로 특정한 색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색소를 덧칠하지 않고도 물체 표면의 미세한 구조를 조절해 빛의 간섭 현상을 일으키는 원리다. 이 같은 구조색은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은 고난도 기술로 꼽힌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의 작은 점을 한땀한땀 특정 미세구조로 바꾸는 패터닝 기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크기의 반구 모양 미세구조를 정밀하게 패턴화하기 위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양성 감광성 고분자’를 광식각법이라는 패터닝 기술을 통해 미세기둥 형태로 패턴화했다. 이어 온도를 올려 감광성 고분자의 리플로우(모양이 곡면 형태로 변하는 현상)를 유도함으로써 반구 모양 미세구조를 형성했다. 반구 모양 미세구조는 반구 크기에 따라 빛의 간섭 현상이 쉽게 달라져 구조색 역시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약 20만 개의 미세구조를 패터닝해 손톱 크기 만한 일월오봉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하는 것은 물론 색을 영구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무색소 컬러 그래픽 구현 기술이 향후 예술과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을 표현하는 참신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광학 소자 및 센서, 위변조 방지 소재, 심미성 포토카드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