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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조업·AI 시너지로 핵융합 파운드리 잡겠다"

[이경수 인애이블퓨전 대표]

다양한 핵융합 제작 수주 계획

조만간 유럽서 400억 계약 예정





“핵융합 에너지 발전소를 만들기 위한 제조업 역량을 가진 나라는 한국과 중국밖에 없습니다. 반도체의 TSMC처럼 ‘핵융합 파운드리’ 분야를 선점하는 게 목표입니다.”

국내 1호 핵융합 스타트업 인애이블퓨전의 이경수(사진) 대표는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수천 개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을 모아 핵융합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실험 장치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만들고 운영했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이 경험을 살려 앞으로는 민간 발전소를 만들어 팔기 위한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총괄) 역할을 인애이블퓨전이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KSTAR 사업에 함께 참여했던 국내 협력사가 250곳, 세계적으로는 ITER 등을 통해 함께 일해본 회사가 40여 개국 2000곳이 넘는다”며 “그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앞세워 다양한 핵융합 제작 수주에 나설 계획으로 그 첫걸음으로 조만간 유럽 측과 약 400억 원 규모로 핵융합 진공용기 제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ITER 사무차장을 거쳐 KSTAR를 운영하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전신인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을 지내며 국내 핵융합 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2023년 12월 최두환 전 포스코ICT(현 포스코DX) 대표와 인애이블퓨전을 공동 창업했다.



핵융합 역시 반도체나 우주처럼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이 공략할 수 있는 틈새가 있다고 이 대표는 봤다. 바로 파운드리다. “미국 주도로 전 세계에 50여 개의 핵융합 스타트업이 생겼고 민간 투자 규모가 129억 달러(18조 5000억 원)로 성장했지만 이 회사들은 대부분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설계) 업체”라며 “팹리스가 설계한 핵융합 장치를 만들 파운드리도 분명 필요하며 이것은 제조 기반이 탄탄한 한국에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이 없지만 각각의 부품을 만들 수 있는 현대중공업 같은 대기업과 수천 개 중소기업의 흩어진 제조 기술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조 인공지능(AI) 기술 확보도 추진한다. 이 대표는 “현재 KSTAR·ITER처럼 공공 주도의 핵융합 장치는 안전성에 초점을 두고 두껍고 육중하게 지어졌지만 이렇게 만들어서는 민간용으로는 경제성을 갖출 수 없다”며 “핵융합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등과 손잡고 핵융합 장치 설계·제조를 효율화할 수 있는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애이블퓨전이 정보기술(IT) 기업이 모인 판교에 본사를 둔 것도 AI 인재 영입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목표는 고온초전도 기술 개발이다. 이 대표는 “KSTAR 같은 저온초전도 핵융합 장치는 한국이 세계적 리더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고온초전도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 역시 핵융합연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저온초전도 장치는 영하 270도에서 작동하는 반면 고온초전도 장치는 영하 200도의 ‘비교적 고온’에서 작동한다. 각자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온초전도는 희소한 액체헬륨을 냉각재로 써야 하지만 고온초전도는 공기 중에 가장 흔한 질소를 사용한 액체질소를 쓸 수 있다. 70도 온도 차이가 핵융합 장치의 경제성에서는 큰 차이를 낳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인애이블퓨전은 이달 21일 핵융합연과 민관 협력을 위한 상호 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해외 수주 사업과 AI·고온초전도 등 신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구체화해나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특히 이번 유럽 사업도 핵융합연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며 “핵융합연에서 실제 KSTAR를 만들어본 이들이 이제 시니어(고령)가 됐는데 이번 협력으로 젊은 세대 직원들도 장치 제작 경험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2040년대 민간 주도의 핵융합 상용화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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