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탄소중립을 위해 태양광·풍력 등 분산형 전원 인프라 마련과 새로운 공정 가스 개발이 필요하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27일 ‘제4차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2023년 기준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74%가 전력 사용에서 발생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신규 투자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업계의 전력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는 분산형 전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분산 전원은 기존 중앙집중형과 달리 사업장 인근에 발전소를 짓는 것을 말한다. 송전망 건설이 쉽지 않은 여건에서 대안으로 꼽힌다. 무탄소 발전인 태양광과 풍력, 소형모듈원전(SMR)을 분산 전원으로 활용하면 탄소배출권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18%를 차지하는 공정 가스도 문제다. 반도체 식각·증착·세정공정에서 사용하는 특수가스 수소불화탄소(HFCs)와 과불화탄소(PFCs) 등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140~2만3900배 강력하다. 업계는 탄소 배출을 줄일 대체 가스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아울러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국가 첨단전략산업이라는 것을 고려해 규제보다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강감찬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무탄소에너지(CFE) 글로벌 작업반을 구성해 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대체 가스 개발과 실증,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은 글로벌 경쟁심화와 통상 압박, 고객사의 탄소중립 요구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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