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B증권이 주요 증권사(한국투자·삼성·미래에셋·NH투자·KB증권) 중 처음으로 신용대출 이자율 인하에 나섰다. 올해 한국 증시가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고 다음 달 4일 대체거래소(ATS)의 야간 거래(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장도 있어 ‘빚투(빚을 내 증시에 투자)’ 수요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016360)과 KB증권을 필두로 이자율 인하가 확산되면 ‘빚투’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신용 및 증권 담보 융자 이자율을 0.2%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은 대출 기간이 15일 이하일 경우 기존 8.1%에서 7.9%로, 90일 초과일 경우 9.8%에서 9.6% 등으로 조정한다. KB증권은 대출 기간이 30일을 넘어서는 경우에만 9.5%에서 9.3%로 낮췄다. 이는 올 들어 주요 증권사의 첫 이자율 인하다. 삼성증권과 KB증권 관계자는 “통화 당국의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신용대출 이자율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용 및 증권 담보 융자 이자율은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살 때 적용된다. 대출 기간에 따라 이자율은 5~9%까지 적용돼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자율 선정에 일정한 기준이 없었던 과거에는 증권사들이 과도하게 수익을 내기 위해 높은 이자율을 설정하면서 ‘이자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있기도 했다.
두 증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는 이자율 인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지난해 7월 대출 이후 7일까지 이자율을 기존 4.9%에서 5.9%로 인상한 바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자율 인하 대신 나스닥100·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종목 투자 시 대출 한도를 4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주요 지수 편입 종목에 대해서는 기존 4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렸다.
이 같은 이자율 인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유치 경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빚투를 고려해 큰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증권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 규준’을 개정해 신용 융자 이자율 변동 기준을 직전 3개월 평균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로 통일했다. 증권사의 조달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CD금리로 통일시켜 CD금리가 일정 폭(25bp, bp=0.01%) 이상 변동할 때마다 신용 융자 이자율에 대한 변경 심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다만 이자율 의무 변경 심사 기준이 월간으로 정해져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도 증권사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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