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조 원대 적자 늪에 빠졌던 한국전력이 4년 만에 연결·별도 기준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한전은 주당 214원 배당에 나서기로 했다.
28일 한국전력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조 3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한전이 영업이익 흑자를 낸 것은 2020년 4조 874억 원 이후 4년 만으로, 2022년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33조 원에 이르며 사상 최대 손실을 보이기도 했다. 당기순손익도 2023년 4조 7200억 원 손실에서 지난해 3조 7500억 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6.6% 증가한 94조 원이었다.
자회사를 제외한 한전 자체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한전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조 1750억 원으로 전년(6조 5000억 원 적자)보다 9조 6800억 원이나 늘었다.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3조 2500억 원 적자에서 836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한전이 4년 만에 ‘적자 늪’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전기 요금 인상, 연료 가격 안정화, 자구 노력 이행 등 덕이다. 한전 측은 “2023년부터 이어온 4차례 요금 조정으로 전기 판매 수익이 전년 대비 7.2%(5조 9350억 원) 증가했다”며 “영업 비용인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 발전사 구입전력비는 각각 4조 4400억 원, 3조 6400억 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전 측은 전기요금 인상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한전 관계자는 “별도 영업이익 증가분 중 2023년 전기요금 인상 효과 4조 5000억 원을 제외하면 지난 한 해 이익 개선 효과는 5조 2000억 원”이라며 “이중 지난해 요금 인상 효과는 8000억 원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지난해 이익 개선분의 71%인 3조 7000억 원은 전력시장 제도 개선, 업무 효율화 등 한전의 고강도 자구 노력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전은 4년 만에 배당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전은 2020회계연도에 주당 1216원씩 총 7806억 원을 배당했지만 그 이후로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2024회계연도 실적에 따른 배당 규모는 주당 214원으로, 총 배당액은 1374억 원 수준이다. 다만 막대한 이자 비용에 재무 건전성 훼손을 유발하는 한전의 200조 원대 부채는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전의 부채 규모는 연결 기준 202조 45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까지 한전이 부담한 이자 비용은 3조 4200억 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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