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청주 M8 등 기존 공장을 개조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라인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외에도 브로드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 급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SK하이닉스의 공시 내용에 따르면 회사는 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와 M8 개조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HBM 라인 증설에 착수했다.
청주 M8은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공장으로 활용됐다.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하는 라인으로도 쓰였다. 그러나 2022년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설비를 중국 우시로 이설하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이 공장은 유휴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M8에서는 HBM용 D램에 실리콘관통전극(TSV)이라는 구멍을 뚫은 뒤 칩들을 수직으로 쌓는 첨단 패키징 공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서 패키징한 칩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수요가 팽창하면서 AI용 메모리로 각광받는 HBM 역시 크게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다. 세계적인 AI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최첨단 HBM 공급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AMD·브로드컴 등 빅테크들도 회사에 주문을 의뢰하고 있다. HBM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23조 4673억 원 영업이익을 남기며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에도 M8 개조를 포함해 HBM 라인을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최첨단 HBM인 5세대 제품(HBM3E)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전(前)공정 라인 증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이천 M16·청주의 새로운 라인인 M15X을 중심으로, 범용 D램을 포함해 월 9만 장 수준의 새로운 10나노급 5세대(1b) D램 라인을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SK하이닉스의 HBM용 D램 생산 능력이 월 17만 장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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