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 포털’ 반열에 올랐던 다음·네이트 등 토종 포털의 검색 점유율이 0~2%대까지 뚝 떨어졌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접목이 늦어지며 경쟁에서 뒤처진 데다 외산 검색 엔진이 국내 시장에서 힘을 키우며 존재감이 미미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웹 검색 시장에서 다음의 2월 평균 점유율은 2.72%를 기록했다. 다음은 지난해 12월 집계 이래 처음으로 월 평균 검색 점유율이 2.85%를 기록하며 지지선이던 3%대가 무너졌다. 이후 올해 1월(2.78%)에 이어 지난 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또 다른 토종 포털인 줌(ZUM)의 경우 지난 달 월 평균 검색 점유율이 0.09%로 0%대에 머물렀고, 같은 기간 네이트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야후(0.06%)보다도 뒤처지며 아예 순위에서 집계되지 않았다.
한때 다음의 국내 웹 검색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어 ‘국민 포털’로 불렸다. 비슷한 시기 네이트도 국내 웹 검색 시장에서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네이버·다음과 함께 3대 포털로 꼽혔다. 다만 인터넷 생태계가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흐름에서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한 데다 AI 등 신기술 적용도 늦어지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같은 토종 포털이지만 네이버의 경우 국내 웹 검색 시장에서 지난 달 월 평균 점유율이 66.61%를 기록했다. 일찍이 ‘큐:(CUE:)’와 같은 차별적인 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 덕분이다.
최근 들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빙 등 외산 검색 엔진이 한국 시장 침투율을 높이고 있는 것 역시 토종 포털의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웹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20%대 중반, MS빙의 경우 3%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다음은 지난 달 9년 만에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선보이는 등 개편에 나섰다. 네이트 역시 최근 삼구아이앤씨에 인수된 후 AI 검색 등 신기능 접목 의지를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구글의 양강 구도가 굳혀지며 2~3위의 국내 포털의 경우 퇴출 위기에 몰린 상황”이라며 “하루 빨리 AI 등 신기술 접목 등의 차별점을 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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