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른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위성 인터넷 사업에 대한 보조금 확대에 나섰다. 새 정책으로 스페이스X가 받을 수 있는 추가 보조금은 최대 159억 달러(약 23조2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가 갈수록 긴밀해지며 ‘정경유착’이 노골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상무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도입한 인터넷 인프라 보조금 정책 ‘BEAD(Broadband Equity, Access and Deployment)’ 규정 완화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BEAD는 농촌 등 오지에 광대역 인터넷망을 설치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금액이 425억 달러(약 62조 원)에 달한다.
기존 규정은 유선 광케이블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지역만 위성 인터넷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완화해 위성 인터넷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WSJ은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보조금 프로그램을 ‘기술 중립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경우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서비스하는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는 큰 수혜를 입게 된다. WSJ은 “기존 BEAD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링크가 받을 수 있던 지원금은 최대 41억 달러 상당이었으나 규정이 완화되면 100억~2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무부는 아직 구체적인 BEAD 개편안을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이르면 이번주 중 최종안이 발표될 수 있다. BEAD 개편시 저소득층은 더욱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현 규정은 인터넷 제공사가 저소득층에게 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도록 하는데, 루트닉 장관은 관련 정책을 축소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위성 인터넷이 기존 광케이블보다 비싸다는 점도 문제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용 접시 구매비용은 349달러, 가정용 월 사용료는 최저 80달러 부터다.
스타링크는 트럼프 당선 후 여러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위성 인터넷 기반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일부 허가를 받아냈다. 2022년부터 추진해왔으나 규제 장벽에 막혀 있던 사업이 정권이 바뀌자 ‘일사천리’로 통과된 것이다. 스페이스X 측은 BEAD 규제 완화도 기정사실화하는 듯하다. WSJ은 “스페이스X가 전 정권에서 규제 개편을 위해 ‘로비’를 벌여왔으나 트럼프 취임 이후에는 로비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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