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내수 부진 장기화를 극복하려면 충성 고객에 집중하고 강렬한 시각적 상징이 담긴 브랜드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제39차 유통위원회를 열고 내수 회복을 위한 유통업계의 역할과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강연을 맡은 김병규 연세대 교수는 “불황기에는 브랜드의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이라며 ‘팬 브랜드(Fan Brand)’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소비자를 겨냥하는 마케팅보다 특정 집단의 열렬한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1% 고객의 마음을 얻으면 99%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애플과 테슬라, 스타벅스 같은 성공한 브랜드가 소수 핵심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을 사례로 제시했다.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만들어지면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불황기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 제품을 선택할 때 단순한 기능적 이유뿐 아니라 브랜드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욕구가 있다”며 “뷰티, 패션, 럭셔리, 피트니스 등 소비자가 자신의 스타일과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브랜드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브랜드의 강렬한 시각적 상징 구축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김 교수는 “한국 기업들은 브랜드를 만들 때 이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소비자가 브랜드를 한눈에 인식할 수 있도록 로고, 색상, 디자인 요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상의 유통위원장인 정준호 롯데쇼핑(023530) 백화점부문 대표는 “유통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새로운 소비 흐름을 정확히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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