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홍콩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음료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미슈에(Mixue)그룹은 상장 첫날 43% 급등했으며 중국 현지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기업도 홍콩 증시 입성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여기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현지 업체의 홍콩 증시 상장 시도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5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증시에서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880억 홍콩달러(약 16조 4800억 원)로 전년(463억 홍콩달러) 대비 1.9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세계 IPO 시장 4위에 달하는 규모다.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023년 73개(이전 상장 포함)에서 71개로 소폭 감소했지만 자금조달 규모는 증가하며 3년 만에 반등했다.
올해도 홍콩 IPO 시장 호황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달 3일 홍콩 증시에 입성한 미슈에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3.21% 급등하며 34억 5000만 홍콩달러(6456억 3300만 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IPO 대어’의 홍콩 증시 입성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업 CATL과 중국 2위 자동차 제조사 치루이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IPO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들의 자금 조달 규모는 각각 7조 원, 1조 4546억 원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 최대 민영 건설장비 기업 싼이중공업도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딥시크 영향으로 홍콩 증시 진출에 도전하는 중국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홍콩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AI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 AICT는 홍콩에서의 IPO를 통해 약 2680억 원 상당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정부도 IPO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인 뒷받침에 나섰다. 홍콩 정부는 최근 발표한 회계연도 2025/26년도 재정예산안에 상장 요건 및 심사 절차 개선, 중국 본토 증시와의 이중 상장 조건 효율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