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a, ¿cómo estás?(안녕하세요, 잘 지내죠?)”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중국 아너의 최신 스마트폰 ‘매직7 프로’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어를 쓰는 직원과 한참을 대화했다.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Fun Age(재미 나이)’로 인식하는 식의 오류도 종종 보였지만 긴 대화를 대체로 훌륭히 통역해내며 한때 화훼이의 저가 브랜드였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엔 충분해 보였다.
5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25’ 수준을 따라잡은 것은 물론 일부 기능은 뛰어넘기까지 한 중국 최신 AI폰들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너 매직7 프로는 제미나이뿐 아니라 딥페이크 영상을 탐지하고 사진 화질을 높이는 식의 자체 AI ‘아너 AI’ 기반의 신기능들도 과시했다.
인근 부스의 ‘샤오미15 울트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MWC의 ‘피지컬 AI’ 기술을 조명한 기사를 띄우고 하단 요약 버튼을 누르자 수초만에 스포츠 매니저, 이동식 편의점, 로봇 등 본문에 언급된 사례별로 소제목을 잡고 거의 완벽하게 정리했다. 이는 크롬이 아닌 샤오미 자체의 미(Mi) 브라우저에서도 가능했는데 이는 제미나이와 함께 자체 AI인 ‘하이퍼 AI’를 탑재한 덕이다. 메모 앱은 아예 ‘운동 루틴을 정하고 전반적인 체력을 향상시키자’는 한줄짜리 운동계획만 입력해도 챗GPT처럼 그럴듯한 장문을 생성해낼 줄 알았다.
일부 AI 기능은 삼성전자보다 나은 성능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 속 인물 제거 기능이다. 최신 AI폰들은 대부분 인물을 정확히 구분해내고 이를 지우는 것이 가능하지만 지우고 난 뒤 빈 공간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지우는지는 모두 달랐다. 가령 아너와 샤오미 폰은 앞사람을 지우면 뒷사람의 가려졌던 신체 부위와 그림자를 그럴듯하게 채워넣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모델 ‘갤럭시S24’는 여전히 가려진 신체가 복원되지 못하고 뭉개진 아쉬운 결과를 보여줬다.
그외 사진 속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글자까지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하거나 사진 크기를 늘리면 배경에 맞게 가장자리를 알아서 늘리는 확장 기능까지 AI 사진 편집은 대체로 갤럭시S25 수준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모습이었다. AI가 그림을 그려주는 갤럭시S25의 스케치 변환에 대응해 샤오미도 AI 아트를 자랑했다. 심지어 중저가폰 제조사 ZTE도 ‘누비아 AI’를 통해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꿔주는 기능을 시연하며 한층 더 치열해진 AI폰 경쟁을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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