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 임기철 총장)은 함병승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가 그동안 독자적으로 구축한 ‘초해상 양자센싱’이론에 기초해 기존 분광기에 탑재 가능한 ‘양자분광기’ 구현 방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양자분광기는 기존 분광기의 물리학적 한계를 극복해 현존하는 어떠한 고전적인 물리 법칙이나 기기로도 달성할 수 없었던 초정밀 측정을 가능하게 한다. 함 교수는 2024년 발표한 ‘초해상 양자센싱’ 이론에서 고전광학과 호환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양자센싱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분광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위상 감도 및 해상도를 확보해 양자센서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광학 계측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분광기는 물질이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방식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장치다. 알려진 파장과 주파수 차이를 분석해 미지의 빛의 파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화학물질의 구성, 농도, 반응 동역학 등을 분석하며 환경 모니터링, 품질 관리, 생화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한다. 분광기를 활요할 때 중요한 것은 주파수 차이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해상도다. 지금까지 사용된 광학 분광기는 ‘회절 한계’에 의해 주파수 해상도에 제한이 있었다. 회절한계는 진행 중에 장애물을 만나 파동이 퍼져 진행하는 현상으로, 이 현상으로 인해 해상도에 생기는 한계를 회절한계라고 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고차 세기 상관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위상 제어 기술을 활용해 회절 한계를 극복했다. 또한 기존 양자 센싱은 얽힘 광자를 사용해야 하는 복잡성이 있었는데, 함 교수는 간섭계(빛 또는 전자기파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 파동의 특성을 고도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치)의 특성을 활용, 간섭 무늬의 변화를 정확하게 세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노이즈 저항성과 높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특히 일반적인 레이저를 활용해 ‘위상조절 세기곱’이라는 혁신적인 이론을 창안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다. 위상조절세기곱은 빛의 위상 정보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광 강도의 고차상관관계를 결합해 해상도와 측정 감도를 극대화 하는 기술이다. 이같은 기술은 기존 양자 광학 기반 기술이 요구하는 복잡한 장비 없이도 비교적 간단한 구성만으로 양자 수준의 감도와 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함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래 양자센서 기술의 핵심 토대로서 광학 센서, 분광 분석, 양자 정보 처리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환경 변화에 강한 정밀 계측 장비, 의료용 이미징 기술, 원격 탐사 시스템, 레이다·라이다 등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TRC 양자인터넷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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