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주요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삼양식품 등이 대금 미정산을 우려해 잇따라 납품을 중단했다. 다른 협력 업체들도 눈치 보기를 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채권 지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날 오후부터 홈플러스로의 제품 출하를 중단했다. 쿠쿠·쿠잉 등 다른 전자제품 브랜드들도 일제히 납품을 중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제신문이 이날 홈플러스 잠실점·월드컵점 등 주요 매장을 확인한 결과 전자제품 매장에 재고가 없는 경우 고객을 돌려보냈다. 이미 주문한 제품에 대해서는 취소를 권유하기도 했다.
식품 업체들도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동서식품은 이날 오전부터 맥심모카골드 등 전 제품의 홈플러스향 신규 납품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 역시 불닭볶음면 등 전 제품 공급을 멈췄다. 이 밖에 오뚜기·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종근당건강 등도 홈플러스에 대한 제품 공급을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한 식품 업체 관계자는 “예정일에 대금 정산이 안 돼 제품 공급을 막았다”며 “정산 일정 등 추후 홈플러스 조치 내용에 따라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인해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으며 총가용자금이 6000억 원을 웃도는 만큼 대금 정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6일 현재 가용 현금 잔액이 3090억 원이며 이달에만 영업 활동으로 유입되는 순현금 규모가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총가용자금이 6000억 원을 상회해 일반 상거래 채권 지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협력사와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정산이 안 돼 납품이 중단되고 매대가 비면 소비자들이 발길을 끊게 된다”면서 “홈플러스의 주장대로 정상 영업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상거래 채권 지급을 재개했다고 하니 지켜보겠지만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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