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달러화와 동조해 급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국내 수출 기업들의 달러 고점 인식에 매도세가 이어진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2.1원 내린 1442.4원에 오후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시작부터 가파르게 내려왔다. 전일보다 9.5원 내린 1445.0원에 개장한 후 장초반부터 1430원대까지 저점을 낮췄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글로벌 달러화가 소폭 오르자 환율도 낙폭을 좁혀갔다.
큰 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멕시코·캐나다 대상 25% 관세 부과를 자동차에 한해 1개월 적용 면제한다는 소식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수급 부담이 완화한 점도 환율 하락 배경으로 꼽혔다. 외인들의 투심 회복에 원화 수요도 늘어난데다, 수출 업체들이 달러를 ‘추격 매도’하게 된 요인이 겹친 탓이다. 달러 고점 인식에 기업들의 달러 매도 수요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82억 원, 1551억 원을 매수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08095달러로 전날보다 1.72%나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 5일(1.08776달러) 이후 넉 달 만에 최고치다. 유로존은 '자국통화 표시 환율'을 따르는데, 이때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유로화 가치가 달러 대비 올랐다는 의미다.
유로화 강세는 독일에서 50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지출 계획을 발표한 영향에 경기 부양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유로화 강세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177로 전날보다 1.30% 내렸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경기 지표는 시장의 예상치 하회일 뿐 객관적으로 나쁜 지표는 아니”라면서도 “대신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종국에는 미국 경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반영된 탓에 달러화 가치가 크게 주저 앉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반대 급부로 유럽에서는 경기 부양 분위기가 조성되니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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