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클레이튼과 네이버 라인 핀시아가 통합 구축한 블록체인 카이아에서 핵심 서비스가 잇따라 빠지면서 투자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라인 메신저에서 바로 접속할 수 있는 ‘미니 디앱’ 서비스를 출시해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핵심이 되는 탈중앙화금융(DeFi)과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며 블록체인 생태계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네오핀, 솔라나 이전 추진…카이아 생태계 '위기'
12일 카이아 기반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플랫폼 네오핀은 솔라나 이전을 위한 거버넌스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가칭의 네오핀4.0 업그레이드를 통해 올해 4분기까지 주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카이아에서 솔라나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투표 2일차인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투표에 참여한 모든 이용자(참여율 14.15%)가 ‘찬성’ 표를 던진 상태다. 해당 제안이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면 네오핀은 즉시 솔라나 이전 작업에 착수한다. 코스모스 기반 솔라나로 서비스가 전환됨에 따라 기존에 지원하던 이더리움가상머신(EVM) 계열인 이더리움(ETH)·카이아(KAIA)·폴리곤(POL)의 스왑풀·브릿지·멤버십 등은 2분기 내에 단계적으로 서비스가 종료된다.
다만 네오핀과 카이아에 따르면 네오핀은 카이아 거버넌스카운슬(GC) 활동과 KAIA 스테이킹(예치) 서비스는 유지할 예정이다. 카이아 관계자는 "네오핀의 향후 이탈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 상황에서는 일단 (GC 활동과 스테이킹 서비스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결정을 두고 네오핀이 카이아를 완전히 떠날 경우 카이아 생태계가 입을 타격을 우려해 양측이 사전에 합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네오핀은 지난 2022년부터 카이아 디파이 생태계 핵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며 카이아 디파이 총예치자산(TVL)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왔다. 12일 오후 3시 40분 디파이라마 기준 카이아 TV은 3442만 달러(약 499억 원)에 그쳤다. 이중 카이아를 비롯해 4개 블록체인을 지원하는 네오핀에서 나오는 TVL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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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로부터 위임받은 스테이킹 수량이 쌓이면서 네오핀은 카이아 GC 가운데 가장 많은 KAIA를 스테이킹 하고 있기도 하다. 카이아스퀘어에 따르면 네오핀은 카이아에 스테이킹 전체 KAIA 수량 약 25억 개의 22% 수준인 5억 6860만 개의 KAIA를 스테이킹하고 있다. 네오핀이 카이아 GC를 탈퇴하고 노드 운영을 중단한다면 카이아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흔들릴 위험도 있는 셈이다.
주요 디앱 이탈 가속화...해외 블록체인으로 이동
카이아 주요 디앱 이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넷마블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 마브렉스는 카이아 기반으로 지원하던 게임을 모두 이뮤터블zkEVM으로 옮겼다. 또 다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이스크라도 비슷한 시기 베이스(BASE)로 중심 네트워크를 전환했다. 글로벌 확장성에 한계를 느낀 서비스들이 잇따라 해외 블록체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네오핀은 솔라나 이전 이유에 대해 미디엄을 통해 “네오핀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디파이로 포지셔닝 하는 데 성공했지만, 글로벌에서 더 큰 도약을 만들어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프로젝트 타이탄' 이니셔티브를 통해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내고 글로벌 성공의 다음 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이아가 최근 라인 메신저 내에서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디앱) 접속이 가능한 ‘미니 디앱’ 서비스를 출시하며 대중화를 꾀하고 있지만, 정작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에 필수적인 디파이 서비스에는 공백이 발생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NFT 분야도 흔들리고 있다. 카이아 통합 이전부터 라인넥스트가 직접 운영해오던 핀시아 기반 NFT 플랫폼 ‘도시'는 최근 멤버십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기존 도시 NFT 홀더들에게 매주 제공되던 보상이 끊기는 것이다. 이에 카이아 NFT의 핵심 서비스였던 도시가 사실상 주요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디파이·NFT 핵심 서비스 공백에 따른 영향은 이미 카이아 생태계 지표 악화로 드러나고 있다. 디파이라마 기준 카이아 TVL은 올 들어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가상자산 활황이었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1억 2479만 달러에서 3달 만에 72% 줄어들었다. 전체 블록체인 가운데 60위권에 그치는 규모다. KAIA 가격도 0.1달러대로 내려앉았다. 12월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 74%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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