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이 미래 함정의 핵심기술이 될 함정통합 네트워크와 사이버보안 관제 체계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 설계 당시 함정통합 네트워크 개념을 적용한 데 이어 2021년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사업전(MADEX 2021)에서 경항공모함의 함정통합 네트워크 구성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개념 설계를 실시한 함정들과 상세 설계 중인 울산급 배치-IV 호위함에도 함정 통합 네트워크 적용을 검토 중이다. 사이버보안 관제 체계 역시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 5·6번함에 추가로 제안해 적용하고 있으며 울산급 호위함 배치-IV 1·2번함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272210)이 개발한 함정 사이버보안 관제 기술은 국내 최초로 선급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래전의 양상이 네트워크 중심 전쟁으로 전환되는 만큼 사이버전을 대비하는 함정통합 네트워크와 사이버보안 관제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첨단 선형과 강력한 무장을 갖춘 최신의 함정이라도 전투에서 적의 무인체계 공격과 사이버 테러에 노출되면 힘 한번 쓰지 못하고 격침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독일 컨테이선의 항해 시스템이 해킹당해 10시간 넘게 항해를 할 수 없는 조종 불능에 빠진 적이 있다. 보안 체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함정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미국이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개발한 DDG-1000(줌왈트급)은 강력한 무장과 스텔스 설계를 중점적으로 개발해 독특한 외형을 뽐낸다. 하지만 줌왈트급 구축함의 진정한 가치는 함정 내 통합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데이터 통합성을 높인 것에 있다. 인구감소에 따른 병력 절감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전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동화와 통합화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더해 수준 높은 사이버 보안관제체계까지 뒤따라야 완벽한 전투가 가능하다. 함정은 육상보다 데이터 해킹 등 보안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31년 전력화 예정인 KDDX도 미래전에 대비해 함정통합 네트워크와 사이버보안 관제체계가 완벽하게 구축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재 함정은 전투체계, 통합함교체계, 통합통신체계, 통합 기관 제어체계 등 각각 분리된 시스템으로 구성돼 최적 운용에는 한계가 있다. 빠른 판단과 대응을 위해선 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하고 보안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도 집안의 모든 기능을 하나로 모은 홈네트워크를 기본으로 하듯이 함정도 통합네트워크와 사이버보안 관제체계가 기본이 돼야 한다”며 “2012년 개념설계 이후 2031년에야 전력화가 되는 KDDX가 ‘철 지난 무기’가 되지 않으려면 미래전에 대응할 수 있는 설계가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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