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자금이 5조 원 넘게 순유입됐다. 단기 차익 거래 및 중장기 채권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2월 외국인의 국내 채권과 주식 자금을 합친 증권 투자 금액은 17억 3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1453.7원)을 기준으로 하면 2조 5100억 원 규모다. 주식 자금 순유출 지속에도 채권 자금이 큰 폭으로 유입되면서 6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달 채권 자금만 35억 4000만 달러(약 5조 1000억 원) 순유입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순유출 흐름이 나타났지만 3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채권 자금은 중장기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로 상당 폭 순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통상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이면 안전자산인 장기채로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채권 투자의 근거가 되는 차익 거래 유인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차익 거래 유인은 외국인이 달러를 빌려 원화로 바꾼 다음 국내 채권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다. 3개월물 기준으로 차익 거래 유인은 1월에 15bp(1bp=0.01%포인트)에서 2월에는 31bp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주식 자금은 18억 1000만 달러(약 2조 6000억 원) 빠져나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1월 순유출 (-5억 1000만 달러)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딥시크 충격에 따른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 위축과 미국의 관세 조치 등으로 이탈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올 2월 월평균 31bp로 전월(37bp)보다 6bp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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