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가속 노화에 취약할 수밖에 이유를 국내 수면 테크 스타트업이 밝혀냈다. 바로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다.
13일 수면 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지난 한 해 우리나라 실험자 24만 6934명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5시간59분으로 조사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대한수면학회 권장 수면 시간인 7~9시간인 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의 권장 수면 시간보다도 한 시간 이상 부족한 수치다.
효율 높여도 절대적인 수면량 따라와야
세계적인 수면 권위자로 꼽히는 클리트 쿠시다 미 스탠퍼드 의과대학 수면센터장은 이상적인 수면 시간으로 9시간을 제시하며 9시간을 자기 힘든 상황에서는 최소 7시간의 수면을 보장할 것을 권유한 바 있다. 수면 부족은 뇌와 심혈관계, 내분비계의 교란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가속 노화는 물론 다양한 질병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이슬립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의 단계별로는 수면 중 깨어있는 시간은 9.22%로, 렘(REM·뇌 활동이 활발해지며 주로 꿈을 꾸는 수면 단계) 수면은 20.43%, 얕은 수면은 54.99%, 깊은 수면은 15.34%로 조사됐다. 에이슬립 측은 수면 구조 자체는 정상이지만 절대적인 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가속노화’ 신드롬을 일으킨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도 “한국인들의 만성적인 수면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는 주로 긴 출퇴근 시간이 큰 원인”이라고 짚은 바 있다.
여기에 수면 효율도 평균 85%로 조사돼 이상적으로 ‘잠을 푹 잤다’고 판단할 수 있는 효율인 90%에 미치지 못했다. 평균적으로 잠에 드는 시간은 18분으로 조사됐다.
3월과 7월에 피곤한 이유
계절별로 봤을 때는 봄에 세로토닌, 멜라토닌 등 호르몬 변화가 극명해지면서 렘 수면 비중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가장 수면 효율이 감소하는 계절은 여름으로 조사됐다. 가을부터는 수면 환경이 개선되면서 겨울에는 깊은 수면 비율이 증가한다. 특히 밤 사이에 깨어 있던 시간(수면 중 각성)은 32분 28초로 여름 대비 21.6% 감소했다. 깊은 수면 단계가 늘어나며 중간에 깨는 횟수가 줄고,각성이 줄어들어 수면 효율과 휴식 효과가 뚜렷하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3월14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진행됐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누구나 쉽고 정확하게 자신의 수면 데이터를 확인하고, 스스로 개선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에이슬립의 목표”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수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수면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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