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필름을 구부려야만 이미지가 보이도록 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보안이 필요하거나 자극에 반응하는 감응형 디스플레이나 위조 방지 기술로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태성 기계고학과 교수 연구팀이 투명 필름에 생기는 나노 주름을 접었다 폈다 하는 방식으로 단청 무늬와 같은 발색 패턴을 보이거나 숨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1월 29일 공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은 미세한 주름을 가지는데 이를 통해 필름을 굽혔을 때만 색을 보이게 하거나 숨길 수 있다. 이는 카멜레온이나 공작이 피부색을 바꾸는 원리이기도 한 구조색을 응용한 것이다. 구조색은 빛이 미세한 구조에 부딪힐 때 간섭을 통해 특정한 파장을 반사시켜 그에 대응하는 빛깔을 띠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중 포토리소그래피 기술로 필름 한 장에 다양한 간격과 높이의 주름 픽셀을 만들어냈다. 주름들은 800~2400nm의 간격과 100~450nm의 높이를 가졌으며 이를 통해 가시광선 전 영역을 빛깔을 낼 수 있다. 연구팀은 미세한 주름으로 단청 문양을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단청 문양은 투명 필름을 굽혔을 때만 나타났으며 힘을 빼면 다시 투명 필름 상태로 돌아왔다.
김 교수는 “간단한 공정으로 가변형 구조색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염료를 사용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아 위조 방지 외에도 자극 감응형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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