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LGEIL)이 현지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으며 기업공개(IPO) 9부 능선을 넘었다. 이르면 올해 5월 인도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는 13일(현지 시간) LG전자 인도법인의 IPO 계획안을 승인했다. 지난해 12월 6일 예비투자설명서(DRHP)를 제출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최종 상장을 위해서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최종 증권신고서(RHP)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해 증시 입성은 한두 달 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지 거래소 승인이 난 만큼 5월께 상장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보유 중인 인도법인 주식의 약 15%(1억 180만 주)를 매각해 1500억 루피(약 2조 5125억 원)를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구체적인 자금 활용 방안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추후 이를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먹거리 사업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 기기를 주로 생산해 인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증시 상장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해외 법인을 현지에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 반면 현지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확장하면 본사 주가 및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중복 상장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중요하다”며 “공모 자금으로 그룹 전체 사업에 도움이 되면 모회사 주주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증시를 두드리는 국내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10월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 입성했다. 롯데웰푸드도 현지 상장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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