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미국 법인 대표가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했다. 마얀크 간디 에이비엘바이오USA 신임 대표는 투자 유치부터 임상까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간디 대표는 14일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ADC 심포지엄'에서 이중항체 ADC 개발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로슈, 제넨텍, 씨젠·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출신 ADC 석학들도 참석해 ADC 개발 동향과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간디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존에 개발한 이중항체ADC인 ABL206과 ABL209 우선 집중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고 내년 1분기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ABL206은 3분기, ABL209는 4분기에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간디 대표는 신약 개발부터 투자·사업개발까지 20년 넘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제넨텍에서 티쎈트릭 등 항암제를 개발하는데 참여했다. 티쎈트릭은 지난해 기준 연 매출 6조원 이상을 낸 블록버스터 신약이다. 그는 월스트리트에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로 일하며 시장 분석 경력도 쌓았다. 직전에는 항암제 개발사 이펙터 테라퓨틱스에서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로 일했다. 간디 대표는 다음달 에이비엘바이오 USA 대표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간디 대표는 이중항체 ADC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ABL206은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암종에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돼 효과적인 항암제가 될 것"이라며 "향후 1~2년 내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4세대로 구분되는 이중항체 ADC는 두 개의 다른 특성을 지닌 항원을 표적해 암세포에 정확히 결합하는 기전이다. 암세포 내부로 약물이 침투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제약사 BMS가 2023년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약 11조원에 사들이는 등 글로벌 개발 경쟁이 활발하다.
에이비엘바이오 USA의 초기 자금은 에이비엘바이오를 통해 확보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7월 이중항체 ADC 임상 개발을 위해 1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미국 법인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간디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과 네덜란드 바이오기업 시나픽스로부터 도입한 링커, 페이로드(약물) 기술을 결합한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며 "전임상 데이터가 좋아서 희망적"이라고 말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하반기 내 ABL206와 ABL209 등 두 개 물질에 대해 IND 승인을 신청하고 내년 초에는 임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 4분기 내 임상 1상 결과를 확인하고 2027년 1분기 임상 2상 진입이 목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이중항체 ADC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기업과 기술이전 등을 논의를 할 때 한국 기업으로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미국 현지 법인에서 간디 대표가 투자 유치부터 임상, 사업 개발 까지 주도하면서 한국과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설립된 에이비엘바이오USA는 에이비엘바이오의 100% 자회사로, 향후 이중항체 ADC 임상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 USA의 전력 강화를 위한 임원 및 ADC 개발 전문 인력은 채용 중이다.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ADC 기술은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분야이며, 이번 심포지엄이 국내 ADC 개발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각 분야 전문가들의 경험과 지식이 공유됨으로써, 국내 연구자들이 ADC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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