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태국 푸껫의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파72)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극찬했다는 코스다. 특히 시그니처 홀인 14번 홀(파3)은 전장이 143야드로 그리 길지 않지만 ‘ㄱ’ 자 모양의 그린이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홀이라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치명적인 홀로 유명하다.
14일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도 14번 홀은 그 악명을 제대로 드러냈다. 특히 한국 톱랭커들에게 유난히 혹독했는데, 세 선수가 이 홀에서 더블파(일명 양파)를 범하고 컷 탈락했다.
일단 작년 첫 승을 거두면서 상금 25위에 올랐던 장타자 문정민이 이 홀에서 3타를 잃고 컷 탈락했다. 이날 컷 오프 기준선은 1언더파 143타 공동 52위로 결정됐는데, 문정민은 첫 날 4언더파 68타로 상위권에 올랐으나 이날 4타를 잃고 공동 62위(이븐파 144타)로 컷 오프 됐다.
첫 날 3언더파 69타를 치고 상위권에 올랐던 박성현 역시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컷 통과에 실패했다. 이날 4타를 잃은 박성현은 컷 기준선에 2타 모자란 1오버파 145타(공동 72위)에 머물렀다.
2023년 신인왕에 빛나는 김민별도 이 홀 트리플 보기에 치명상을 입고 컷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첫 날 1언더파 71타를 쳤던 김민별은 이날은 5타를 잃고 공동 91위(4오버파 148타)에 머물렀다.
이 홀은 1라운드에서도 악명을 떨쳤다. 이날 트리플 보기를 범했던 김민별을 비롯해 이예원, 성유진, 황유민, 배소현 등이 더블보기를 범했고 이다연과 현세린은 트리플 보기로 흔들렸다.
특히 황유민이 아쉬움을 남겼다. 깃대를 맞을 정도로 정확했던 샷이 그만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유민은 2라운드에서는 이 홀 파를 비롯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고 공동 8위(7언더파 137타)에 올라 우승을 정조준 했다. 14번 홀의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배소현도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6타를 줄이고 공동 8위로 올라섰다.
첫 날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던 유현조는 이날 14번 홀에서는 파를 기록했지만 버디만 5개를 잡으면서 공동 선두(9언더파 135타)에 나섰다. 7타를 줄인 리슈잉(중국)과 2타를 줄인 야마시타 미유(일본)와 함께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공유한 유현조는 ‘무빙 데이’ 3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한중일 우승 경쟁’을 벌이게 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