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지만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 수출 동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2월 ICT 산업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2월 ICT 산업 수출액은 167억 1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526억 달러) 31.8%를 차지했다. 수입액은 10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달(103억 1000만 달러)에 비해 5.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ICT 산업 수출은 1월의 감소세(-0.4%)에서 벗어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반도체 산업의 부진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부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수출액은 96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2월 8억 9000만 달러였던 낸드플시 메모리 수출액이 올해 2월 2억 9000만 달러까지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며 메모리 수출 실적을 끌어내린 탓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많이 떨어진 데다 공정 전환으로 인한 감산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낸드플래시 메모리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품목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메모리MCP와 메모리MCO 수출액은 각각 22억 9000만 달러, 4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9%, 7.9%씩 줄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은 33억 7000만 달러로 역시 9.3% 뒷걸음질 쳤다. HBM 등이 포함된 D램 반도체만 전년 대비 15.6% 늘어난 실적(27억 7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중국에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31.8% 급감한 3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해서다. 우리나라의 1·3위 수출국인 베트남(35.6%), 미국(26.5%)에서는 반도체 수출이 도리어 크게 늘었다. 미국의 대중국 HBM 수출 제재와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수출도 한 해 전에 비해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휴대전화(33.3%), 컴퓨터 및 주변기기(26.9%), 통신장비(74.1%) 수출액은 대폭 증가해 반도체 수출 감소로 인한 실적 부진을 메꿨다.
지역별로는 미국(11.5%), 베트남(15.6%), 대만(124.3%), 인도(54.9%) 등에서 수출이 증가했지만 중국(-19.6%), 유럽연합(-7.6%), 일본(-5.7%) 등에서는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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