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시장의 '큰 손'인 기관투자자(LP)들이 앞다퉈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국민연금에 이어 우정사업본부(우본)도 최대 5000억 원 상당의 코어 부동산 펀드 운용사를 모집한다. 우본은 지난 2022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4000억 원을 출자한 후 약 3년 만에 부동산 투자에 손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본은 국내 부동산 운용사들에 최대 5000억 원을 투자하는 입찰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대상은 수도권 오피스 빌딩과 물류시설 등 핵심 부동산 자산이다. 오피스에 자금의 5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지원 대상자는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관리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국내 부동산 운용자산(AUM)이 50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최종 펀드 자금은 우본 투자금 5000억 원을 포함해 총 6000억 원보다 많은 금액을 모집해야 한다. 목표 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 기준 7% 이상이다. 이달 말까지 접수를 받고, 올 5월 운용사 1곳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연금도 코어 플랫폼 펀드 운용사를 선정, 7500억 원(각 2500억 원씩)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입했다. 선정된 세 곳은 KB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이다. 해당 운용사들은 오피스와 리테일에 약 70%, 데이터센터(IDC)와 도심형 물류, 의료 등의 자산에 30% 가량을 투자해야 한다.
운용사들은 국민연금과 우본을 앵커LP(주요 출자자)로 삼고 추가적인 자금 모집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투자심리 개선으로 해외 자본도 국내 부동산에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서비스 업체 존스랑라살(JLL)코리아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새로운 부동산 섹터의 부상에 힘입어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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