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 수면제, 다이어트 약 등 불법 의약품의 국내 반입이 최근 4년 사이 약 4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2020년 885g이었던 마약류 함유 불법 의약품 반입량이 2024년에는 3만 7688g으로 43배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적발 규모가 약 5.3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매우 크다.
불법 의약품을 반입하다 적발된 인원도 2020년 19명에서 2023년 252명으로 3년 만에 1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이러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2월 말까지 적발된 사례는 65건, 적발량은 1만 1854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배,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은 일부 소비자들이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줄 모르고 진통 효과만을 기대하며 불법 의약품을 사용하다가 중독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존 마약 중독자들이 이를 대체 마약으로 악용하면서 국내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불법적으로 반입되는 의약품에는 코데인, 덱스트로메토르판, 알프라졸람, 졸피뎀 등 총 10종의 마약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불법 감기약은 주로 한국, 베트남, 스리랑카 국적의 국내 거주자들이 특송 및 우편을 통해 들여오는 경우가 많으며, 불법 수면제는 한국 및 중국 국적의 여행자가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불법 의약품을 반입한 이들 중 한국 국적자의 비율이 34%로 가장 높았으며, 베트남, 스리랑카, 중국, 태국을 포함한 5개국 국적자가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관세청은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불법 의약품의 반입을 더욱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정보 분석 및 세관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특송 물류와 우편을 집중 단속하고, 공항과 항만에서의 검색 활동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