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기업회생신청 직후 납품을 중단했던 LG전자와 롯데칠성음료가 납품을 재개했다. 반면 서울우유는 정산주기 단축 등 추가 협의조건을 두고 홈플러스와 이견을 보이며 납품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홈플러스의 유동성 우려에 납품업체들과의 협상 중단 및 재개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홈플러스는 19일 “LG전자 및 롯데칠성음료와 납품 합의가 완료됐다”며 “주요 협력사들과의 납품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두 기업은 홈플러스가 이달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신청을 한 지 이틀 만인 6일부터 납품을 중단해왔다. LG전자는 5일까지 판매한 대금을 홈플러스가 지급해 기존에 구매한 고객에게는 정상적으로 배송했고 이후 추후 출하 여부를 논의해오다 이날부터 납품을 재개했다. 롯데칠성은 오뚜기,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등 다른 식품업체들이 수일 만에 납품 재개한 것과 달리 오랜 협의를 이어오다 18일부터 재개했다.
반면 서울우유는 20일부터 홈플러스에 우유 공급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납품을 이어왔고 대금 지급도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향후 계약조건을 두고 홈플러스와 이견을 보인 탓이다. 홈플러스는 서울우유가 선입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할인마트는 납품 후 재고 여부에 따라 사후정산이 이뤄지는 구조라 선입금은 통상적이지 않은 조건”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서울우유와 논의 과정 중에 20일에는 납품을 안한다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우유는 선입금이 아닌 정산주기 단축을 두고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선입금이 아닌 정산주기 단축 요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일단 납품하지 않기로 했다”며 “내일이도 협상이 이뤄지면 납품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라면업계 1위 농심과도 납품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농심이 공급 물품에 대해 선입금 요구를 한다며 이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물품대금 현금 선급 요구를 하고 있어 이 조건은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계속 협의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심은 홈플러스에 상품 공급은 이어가고 있고 판매 조건에 대해 계속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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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홈플러스는 19일 오전까지 총 3780억 원의 상거래채권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8일 하루 동안 104억 원 규모의 상거래채권을 지급하면서 변제 계획에 따라 이상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 현안 질의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먼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기업어음 등을 발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2023년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부채비율도 개선됐으며 익스프레스 매각을 위한 실사를 앞두고 있어 매각 완료 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라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업 회생을 사전에 준비하고 기습적으로 실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생절차 신청서류 중 관계기관에서 발급받아야 하는 서류는 법인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증 2종류로 관공서업무 및 거래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발급받아 회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라며 “나머지 서류는 매달 말 준비하는 재무정산 자료 등 모두 회사 내부자료들로 신청서류를 준비하는 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협력사, 입점점주, 채권자 및 직원 등 수 만 명의 이해관계자들이 있어 일단 지급불능 상황이 되고 나면 협의를 통한 조율이 불가능해 다시 정상화 가능성이 희박해 우선 회생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입점점주(임대을)들이 개인 포스기 사용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기업 및 일부 브랜드점주 분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입점주 분들의 지연 대금이 지급 완료돼 정상 운영중”이라며 “정산과정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 포스를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지만, 점주분들의 불안을 경감 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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