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암 연구에 필요한 환자의 각종 임상 데이터를 표준화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암 레지스트리'의 1차 구축을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암병원은 2020년 폐암을 시작으로 유방암·간암·대장암·림프종·췌장담도암·위암·난소암·전립선암·뇌종양·두경부암·육종 등 국내에서 호발하는 12개 암종에서 레지스트리를 만들었다. 식도암·자궁경부암·백혈병 등 다른 암종들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구축된다.
암 레지스트리 구축을 주도한 표홍렬 암병원 데이터관리팀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14일 암 레지스트리 1차 구축 완료 기념 보고회에서 '전향적 연구'에 특화한 환경을 다른 레지스트리와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대부분 병원의 기존 데이터를 선별하는 방식인 데 반해 이번 레지스트리는 향후 데이터가 잘 쌓일 수 있도록 처음부터 구조화 설계를 거쳐 표준화·자동화 등이 구현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표 팀장은 "진료정보가 자동으로 추출되도록 해 수고를 덜고 사용도 쉽게 했다"며 "사람 손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본 진료 전 예진 절차를 거치도록 해 정보의 완결성도 높였다"고 소개했다. 암병원은 실제 레지스트리를 사용하면서 2024년 수술 환자의 병기 수집률을 95%, 현병 상태 수집률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병원 측은 이번 레지스트리 구축을 계기로 암 관련 데이터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암의 진단과 치료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 시대에서 환자 데이터를 잘 모으고 들여다 보면 암 극복이란 신대륙을 발견할 나침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암 레지스트리가 더 많은 쓰임을 얻어 암 극복에 보탬일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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