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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차별 없다더니…수협, 대졸엔 40점 고졸엔 35점[Pick코노미]

■ 해수부, 수협에 시정요구

면접서 용모·인상·가정 화목 여부도 평가

퇴직 임원에 황금열쇠·가족 해외여행까지

수협 자회사인 노량진 수산시장 내부 전경. 연합뉴스




수산업협동조합이 직원 면접 과정에서 가정이 화목한지, 얼굴이 예쁜지 등 직무와 무관한 사항을 평가하거나 학력에 따라 점수를 다르게 부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조합에서는 퇴직 임원에게 조합 예산으로 황금열쇠, 가족 해외여행권 등 1000만 원이 넘는 선물을 안기기도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수협의 경영 행태가 부적절하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 수협중앙회와 완도금일·성산포·신안군·남해군수협 등 4개 수협조합에 대한 2024년도 정기 종합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면접을 담당하는 각 조합에서는 용모, 인상, 가정의 화목 여부 등을 평가표상 착안 사항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고용정책기본법, 자체 인사 규정, 채용 공고 등에 따라 학력 차별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일부 조합에서는 대졸 40점, 전문대졸·고졸 35점 등 점수를 다르게 부여하고 있었다. 서류 평가에서 학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데 전문대졸·고졸자는 대졸자보다 5점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채용 결격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묻는 본인 확인서에는 성범죄 여부 확인 항목이 누락돼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해외 출장 관리도 미흡했다. 중앙회 임직원 국외 출장 지침에 따르면 출장자는 귀국 후 지체 없이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등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5개월 뒤에야 보고서를 제출하는 식이다. 이처럼 30일이 지난 뒤에 제출된 해외 출장 보고서는 27건에 달했다. 보고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을 경우 3년간 출장이 제한되지만 출장자가 제한 요건에 해당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일부 조합에서는 퇴직 임직원과 일가족에게 1000만 원이 넘는 선물을 지급하기도 했다. 일례로 신안군수협은 2022~2023년 상임위원 2명의 퇴임 행사를 추진하면서 700만 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주고 1260만 원을 들여 가족 해외여행을 보내줬다. 이 비용은 모두 조합 예산으로 집행됐다. 해당 수협은 지난해 4월 퇴직 시 임원은 1500만 원, 직원은 1000만 원 상당의 황금열쇠와 해외여행권 지급을 명문화한 퇴임 공로 집행 지침을 제정하기도 했다. 해수부 측은 “기획 예산 규정은 예산이 목적 외로 남용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신안군수협의 임직원 퇴임 공로비 집행은 부적절하다”며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념품 상한액 기준을 정하거나 실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신안군수협 임원과 대의원은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선진지 견학 및 단합 대회 명목으로 해외 출장을 세 차례 다녀왔는데 출장 보고서에는 관광지 방문 일정만 빼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 측은 “조합 발전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거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선진지 견학은 없었다”며 “예산을 방만하게 운용했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 해수부는 부정 대출, 지원금 부당 취급, 자산관리 소홀 등 중앙회와 4개 조합에서 총 35건의 부적절한 행태가 이뤄졌다고 보고 시정을 요구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적 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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