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는 습도와 열에 취약합니다. 그러나 난방·냉방·보광 시설을 다 갖춘 스마트팜에선 폭설이나 폭우가 내려도, 꽃샘추위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도 어려움이 없습니다.”
20일 찾은 충남 부여 우듬지팜. 이틀 전 때아닌 3월 폭설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갔지만 3만 3000㎡(1만평) 규모의 유리온실 B동 내부는 영상 25도로 따뜻했다. 투명한 유리온실 천장엔 부족한 햇빛을 보완해주는 보광등이, 흙에는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가느다란 호스가 달려있었다. 그 덕에 기다랗게 뻗은 대추방울토마토 줄기엔 알이 굵은 토마토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나무줄기에서 가장 꼭대기, 우두머리 가지를 뜻하는 ‘우듬지’에서 이름을 따온 우듬지팜은 스마트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온도·습도·조명·이산화탄소 농도 등 작물의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해 자연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균일한 품질의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우듬지팜은 총 12만㎡(약 3만 6300평) 면적으로 대추방울토마토를 국내 최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하루 평균 재배하는 양만 6~8톤에 이르고, 지난해 연간 수확량은 약 2000톤 규모에 달한다. 평당 생산량으로 따지면 노지 재배 토마토 수확량의 2배다.
이런 점 때문에 스마트팜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공급 부족 및 가격 폭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 폭염의 영향으로 토마토 시세가 급등하자 한국맥도날드의 일부 버거 제품에 토마토가 빠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듬지팜에선 온도, 습도, 양액(물+비료), 빛, 온실 내부 압력 등 토마토 재배 환경과 관련된 모든 조건을 컴퓨터로 통제한다. 우듬지팜 관계자는 “외부의 빛 세기 등을 측정해, 물을 나눠주게 되어 있다”며 “하루 평균 온도에 따라서도 생육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때 그때 상황에 맞게 자동적으로 조절해 키운다”고 설명했다.
품질도 압도적이다. 노지에서 재배한 토마토는 품질이 들쭉날쭉 하지만 스마트팜에서 자란 토마토는 품질이 균일한데다 ‘특’ 상품이 90%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사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우듬지팜의 대추방울토마토는 롯데마트와 직거래를 통해 납품 중이다.
최덕수 롯데마트 MD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스마트팜 채소나 과일이 품질과 물량이 안정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에 좋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 부담이 없고 신선한 품질이 유지되는 스마트팜 과일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부터 신선식품 품질 개선 프로젝트 ‘신선을 새롭게’를 시행하며 대형마트 사업의 핵심 역량인 신선 식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 ‘고르지 않아도 실패 없는 신선식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롯데마트는 기후 위기에 대비해 안정적인 생산량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팜 농작물 직거래를 늘려갈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롯데마트의 전체 토마토 중에서 스마트팜 매입 물량 비중은 약 40% 가량”이라면서 “일기 변화에 따른 작기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스마트팜 물량 확대할 예정이며, 올해의 경우 스마트팜 비중을 전체 토마토 물량의 4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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