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GTC 2025 현장에서 삼성전자(005930) 부스를 찾아 지포스 5090과 내부에 탑재된 게이밍메모리(GDDR)7에 찬사를 보냈다. CES 2025에서의 ‘게이밍 메모리 실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0일(현지 시간) 황 CEO는 GTC 2025 전시 참여 부스를 방문하는 와중 삼성전자를 찾았다. 그는 삼성전자가 전시한 RTX 5090과 GDDR7 메모리를 참관한 후 서명과 함께 “삼성 RTX 탑재, GDDR7 최고(SAMSUNG RTX ON!, GDDR7 ROCKS!)”라고 적었다.
황 CEO가 남긴 필적에서는 CES 2025에서의 ‘실언’을 수습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황 CEO는 “RTX 5090에 마이크론 메모리를 탑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서울경제의 질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메모리를 안 하는 걸로 안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황 CEO는 하루 뒤 “RTX 5000 시리즈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초도 공급을 맡는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을 바로잡았다. 그는 이번 GTC 2025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해 “삼성전자와 DDR·그래픽메모리를 함께해왔다”며 그래픽메모리를 특별히 언급하며 삼성전자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황 CEO는 삼성전자가 전시한 HBM4 부스는 찾지 않았다. 빠르게 전시 참여사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동선이 맞지 않았던 탓이다. 황 CEO는 지난해 GTC 2024에서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에 “젠슨이 승인했다(Jenson Approved)”고 적어 납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다만 황 CEO의 행보에서는 대만 기업과 한국 기업을 대하는 ‘온도차’가 여실히 느껴졌다. 삼성전자 부스 방문 직후 황 CEO는 인근 폭스콘 부스를 찾아 류양웨이 회장과 조우해 5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류 회장은 황 CEO와 눈이 마주치자 엄지를 치켜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황 CEO과 류 회장은 폭스콘 직원들과 “팀 타이완”을 연호하는 등 대만 ‘반도체·제조 연합’의 끈끈함을 감추지 않았다.
삼성전자에 앞서 찾은 대만 페가트론 부스에서는 ‘젠슨’을 연호하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황 CEO도 직원 한명 한명과 인사를 나눴다. 대만의 ‘국가적 영웅’이나 다름 없은 황 CEO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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