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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엘스 4억 낮춰 거래…개포·목동 재건축은 신고가 행진[집슐랭]

■토허제 내일 확대 시행…혼돈의 부동산 시장

"막차 타자" 매도·매수자들 몰려

잠실 급매물 동나자 개포로 이동

"재건축되면 매매가 더 올라갈것"

개포주공5 등 최고가 거래 속출

금융당국은 25일 시중은행 소집

풍선효과 우려 등 대응방안 논의

서울의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적용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송파구 지역 부동산 잠실동 중개업소에는 주말임에도 하루라도 빨리 집을 팔려는 집주인과 가격을 낮춰 매수하려는 매수자들이 몰려들었다.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시장이 요동을 친 것이다. 또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토허구역 재지정 이후에도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재건축 예정 구축 단지와 신축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잠실동 A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59㎡ 전세 낀 매물을 찾아 달라는 문의가 많다”며 “잠실 엘스 전용 59㎡는 지난달 토허구역 해제 이후 26억 원까지 호가가 올랐었는데 22억 원까지 조정 가능한 매물들이 많이 계약됐다”고 전했다.

다만 같은 동네에서도 지난달 토허구역에서 해제되지 않았던 잠실주공 5단지는 매도 호가가 크게 내려가지 않았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규제가 풀렸다가 다시 묶이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는 급매가 거래되고 있지만 잠실주공 5단지는 오히려 호가가 올라간 상태”라며 “엘리트를 팔고 넘어오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고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보니 지금보다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크다”고 설명했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 매도 호가는 36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잠실에서 막판 급매물을 놓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는 개포동으로 이동했다. 개포동 B중개업소 대표는 “토요일(22일)부터 개포 신축 아파트 갭투자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잠실 급매가 빠지자 개포동으로 투자 수요가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실 엘스와 리센츠 전용 84㎡를 갭투자 하려면 16억~17억 원의 현금이 필요한데, 같은 금액이면 개포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84㎡도 매수할 수 있다”며 “잠실 단지보다 개포동 신축 단지가 최근에 지어진 대단지에다가 강남에 있어 향후 가격 상승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지난해 입주한 신축으로, 전용 84㎡ 기준 전세 가격은 16억~17억 원 선이고 매매 호가는 33억~34억 원대다.



관리처분계획 신청을 앞둔 개포주공 5·6·7단지도 토허구역으로 묶이기 전 막판 거래가 늘어났다. 개포주공 6단지 인근 C중개업소 대표는 “토허구역으로 묶여 버리면 계약이 힘들어져서 갭투자를 원하는 매수자들이 계약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개포주공 5단지 전용 74㎡는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상 29억 7000만 원이 신고가이지만 최근 31억 8000만 원, 32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가 잇따랐다. 사업 속도가 빠른 재건축 단지로도 투자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는 그동안 토허구역에 묶여있었지만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이달 15일 목동 5단지 전용 95㎡는 직전 최고가보다 9000만 원 오른 24억 1000만 원에 거래됐다. 12일 7단지 전용 53㎡는 4600만 원 오른 16억 6500만 원에 거래됐다. 목동 D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신고 전이지만 1단지 전용 98㎡가 25억 2500만 원에 거래됐다”며 “조합이든 신탁 방식이든 목동 단지 재건축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요동을 치자 서울시는 대상 지역에 대한 집중 지도 및 점검을 실시했다. 시는 토허구역 해제 이후 22일까지 거래계약을 중개한 중개사무소 136개소를 점검한 결과, 7건의 이상 거래를 발견했다. 거래당사자를 대상으로 거래신고 내용과 실제 거래내역의 부합 여부를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관리도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25일 주요 시중은행을 소집해 가계대출 대응 방안을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 마포·성동·강동구 등 토허제 지정을 피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집중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당국은 투기 수요로 판단되는 대출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은행에 재차 당부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억눌린 수요가 어디로 튈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대출을 더 깐깐히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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