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7조 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0개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총 6조 9870억 원으로 전년(5조 6807억 원) 대비 23%(1조 3063억 원) 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8%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증권사 순이익은 2022년 이후 회복세를 그리고 있으나 중소형 증권사는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중소형 증권사 대손비용은 2023년 1546억 원에서 지난해 2268억 원으로 46.7% 늘었다.
주요 항목별 손익현황을 살펴보면 자기매매손익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증권사 자기매매손익은 12조 5776억 원으로 전년(9조 2135억 원)보다 36.5%나 늘었다. 이는 주요 주가지수 및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됐다. 구체적으로 주식관련손익이 3506억 원으로 흑자전환했고, 파생관련손익은 1조 4860억 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헤지운용수익 증가로 전년(-4조 7605억 원) 대비 적자폭이 크게 개선됐다.
수수료수익은 12조 9457억 원으로 전년(11조 7244억 원) 대비 10.4%(1조 2213억 원) 증가했다. 수탁수수료가 6조 2658억 원으로 13.3% 늘었는데 국내주식 거래 대금은 전년도와 비슷했으나 해외주식 거래가 급증한 결과다. 2023년 2880억 달러였던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지난해 5308억 달러로 84.3% 늘었다.
IB부문수수료는 3조 7422억 원으로 일부 우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취급 등으로 인수·주선 및 채무 보증 수수료가 증가하며 전년 대비 14.2% 늘었다. 자산관리부문수수료도 1조 2903억 원으로 펀드판매 및 투자일임 수수료 증가 등에 따라 15.4% 상승했다.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총액은 약 755조 3000억 원 억 원으로 2023년 말(686조 9000억 원) 보다 10% 가량 확대됐다. 주로 채권 보유액(300조 2000억 원, +13.1%) 및 대출금(28조 원, 27.9%)이 증가했고 신용공여금(35조 8000억 원)은 8.7% 감소했다.
부채총액은 10.3%(61조 9000억 원) 증가한 663조 5000억 원이다. 환매조건부채권(RP)매도, 발행어음이 증가했고 매도파생결합증권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7.6%(6조 5000억 원) 늘어난 91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자본비율(NCR)은 모든 증권회사가 규제비율(100% 이상)을 상회했다. 지난해 말 평균 NCR은 801.8%로 2023년 말 746.8% 대비 5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662.3%로 15.9%포인트 늘었다. 모든 증권사의 레버리지비율이 규제비율(1100% 이내)을 충족했다.
국내 3개 선물회사의 경우 순이익이 799억 1000만 원으로 전년(927억 7000만 원) 대비 13.9% 줄었다. ROE도 4%포인트 감소한 11.7%다. 자산총액은 3.3% 증가한 5조 7690억 원이었고 부채와 자기자본은 각각 5조 536억 원, 7154억 원이다. 평균 NCR은 1438.4%로 101.5%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향후 증권사의 유동성 및 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부실자산 정리 지도 등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부동산 PF,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등의 리스크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며 “NCR 산정방식 개선, 유동성 규제체계 정교화 등을 추진해 증권사의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