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저가 커피 브랜드 가맹점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불경기에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커피를 찾고, 소자본 창업을 노리는 예비 창업자들과 맞물리면서 점포 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최근 대전 중구에 대전은행점을 새롭게 열며 1500호점을 돌파했다. 2014년 첫 매장을 연 이후 더벤티는 2020년 500호점, 2022년 1000호점을 차례로 넘긴 데 이어 최근 3년 동안에만 신규 매장이 647개 증가하며 64%에 달하는 성장률을 찍었다.
또 다른 가성비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도 5일 광주시청역점을 개점하며 저가 커피 브랜드 최초로 가맹점 3500호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15년 홍대 1호점에서 출발한 이후 11년 만의 성과다. 앞서 메가MGC커피는브랜드는 2020년 1000호점, 2022년 2000호점, 2024년 3000호점을 돌파했다.
컴포즈커피도 현재 전국에 약 2700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빽다방은 지난해 말 기준 1712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직전 연도(1449개보다) 보다 18.2% 증가한 수치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는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커피숍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1500~2000원대 수준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몇 년 사이 저가 커피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한 상권에 비슷한 브랜드가 다수 입점하는 '과다 출점'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점포 간 출혈 경쟁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시장 포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실제 커피 프랜차이즈 과다 출점 영향으로 지난해 전국 커피숍 수가 통계 작성 6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커피숍 수는 7만 9350개로 2023년 말(8만 876개)보다 1526개 줄었다. 한 집 건너 한집이 커피숍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갈수록 폐점하는 점포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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