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국내외 증권사들이 한국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초부터 반도체 업황 개선 수혜로 순환매 장세를 이어온 국내 증시가 공매도 제도 시행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22일 코스피 지수의 올해 연간 목표치를 2800에서 2900으로 상향했다. 씨티그룹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가 해제됨에 따라 외국인투자가들의 유입으로 강력한 유동성이 기대된다”며 “지난해 이후 저평가된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매력과 결합돼 긍정적인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앞서 지난해 11월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 회복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코스피 목표가를 28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한 주간(17~21일) 삼성전자(005930)가 약 12.8% 상승한 데 힘입어 코스피가 3.0% 올랐다”며 “특히 외국인이 한 주간 삼성전자를 2조 원가량 순매수해 지난해 여름 이후 계속되던 순매도 추세에서 유의미한 반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반도체 훈풍에 이어 공매도 재개가 주가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시행 직전에는 주식 대차를 위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주식을 빌려주기 위한 선제적 매수로 앞으로 일주일은 주가가 오르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주(24~28일) 코스피 상단을 2680~2750으로 제시했다. 실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7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매수한 금액은 총 2조 7949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관들도 500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단 이날 코스피 지수는 0.42% 하락한 2632.07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 업계는 자동차·2차전지 등 그동안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들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세 번의 공매도 재개 당시 코스피는 단기 등락을 거친 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조선·방산·건설 등 연초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들은 단기 하방이 우려되는 반면, 반도체·자동차·유틸리티 등 저평가 항목들은 공매도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와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를 추천 종목으로 새로 편입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포스코퓨처엠(003670)·한미반도체(042700)·이수페타시스(007660)·에코프로비엠(247540) 등 대차잔액이 최근 급격하게 불어난 종목들은 단기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했다. 공매도 시행 직전에는 주가가 급등할 수는 있더라도 시행 이후에는 주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차잔액은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 빌려준 규모를 말한다. 대부분은 공매도를 목적으로 대차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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