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대형 할인점 이마트가 신규 출점 및 판매 채널 다각화를 통해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른 배송으로 유통 경쟁력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1시간 안팎 배송서비스인 ‘퀵커머스’도 본격 확장한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26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수익성 반등에 집중했다”면서 “(올해는) 통합 매입을 기반으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마케팅 혁신으로 본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대형마트(이마트)와 창고형 할인점(트레이더스), 온라인 쇼핑몰(G마켓·SSG닷컴) 등의 업태별 매입에서 통합 매입 체계로 전환해 단일 매입 규모가 1.7배로 확대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또 개선된 원가 절감분을 가격경쟁력 확보에 재투자해 매출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신규 출점 확대와 판매채널 다각화를 통한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이마트는 최근 몇 년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 조직 통폐합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효율화하는데 집중해왔다. 그 결과,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이마트 매장 수는 2020년 160개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154개까지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식품에 특화한 푸드마켓 수성점(대구)이 문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트레이더스 마곡점이 영업을 개시하며 신규 출점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푸드마켓 고덕점(올해 상반기)과 트레이더스 구월점(하반기) 개장도 예정돼 있다.
2027년까지는 세 곳 이상의 신규 점포가 문을 연다. 신규 부지도 다섯 곳 이상 확보해 출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점포는 영업 기반이자 성장 동력”이라며 “상권의 규모와 입지, 수익성 등을 검토해 트레이더스나 푸드마켓 등 다양한 형태로 점포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산 효율성이 낮은 점포도 신규 사업 모델인 쇼핑몰과 푸드마켓으로 재단장해 고객·매출 증대를 꾀하겠다고 덧붙였다.
퀵커머스 사업에도 힘을 준다. 빠른 배송 시스템을 통해 유통 경쟁력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자 기존의 점포 자산을 활용해 퀵커머스와 같은 배송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왕십리점과 구로점이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입점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동탄점까지 3개 점포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범서비스 단계”라며 “결과를 지켜본 뒤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비용 효율화의 핵심 사안으로 조직 통폐합을 통한 인력 효율화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생산성 증대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2027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고, 최저 배당 상향·자사주 조각 등의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 전무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상호 법무법인 율우 대표 변호사, 이준오 세무법인 예광 회장, 김재욱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최지혜 서울대 소비자트렌드 연구위원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밸류업 계획 공개 안건인 6호 안건은 부결됐다. 이 안건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 등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액트는 지난 2월 경제개혁연대와 밸류업 계획 공개와 매분기 보고 의무화, 자기주식 소각 등 다섯 가지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한 뒤 이마트측과 논의를 이어왔다.
소액주주 연합은 밸류업 안건에 대해 찬성하는 것과 별개로 5호 안건인 이사 보수 한도 설정에도 반대 입장을 내놨다. 임원진의 보수 적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다만 이 안건은 주총에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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