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발표에 대해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한국에 오셨을 때 시작된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한국 등 주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앨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석한 자리에서 2028년까지 총액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으로 훌륭한 기업인 현대와 함께 해 큰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저희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비해서 공장을 여기에 짓고 제철소를 만든다기보다는 미국에서 앞으로 생산할 차량이 그린 스틸(Green steel)을 써서 저탄소강으로 제조를 해서 팔아야 되는 시기가 이제 오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투자가) 준비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계획은)2019년 트럼프 대통령께서 한국에 오셨을 때 저희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으로 계획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그 점에 대해서 이해를 잘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할 관세에 대해서는 “저희는 일개 기업이기 때문에 관세에 어떤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관세는 국가와 국가 대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된다고 해서 그 관세 정책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발표 이후에 협상은 개별 기업으로도 해나가고 또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해나가야겠기 때문에, 그 때부터가 이제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는)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백악관에서 발표한 210억 달러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투자는)저희 부품 쪽이나 부품에 들어가는 철판, 이런 부분에서 투자가 될 것”이라며 “그리고 신기술인 로보틱스나 AAM(미래항공교통) 쪽으로 집중 투자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도 현안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특히 일각에서 미국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생산이 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장재훈 부회장은 “국내 생산이 저하된다는 사실보다는 미국 시장을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파이를 넓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여기서 증량을 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내수와 수출은 저희는 늘려야 된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기아는 (미국에서) 현재 (연간) 85만 대를 파는데 중기적으로 120만 대까지 팔 계획”이라며 “미국에서 늘어나는 물량을 여기 이 공장에서 커버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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