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철강 기업인 포스코가 현대제철에 이어 미국 내 제철소 건설 계획을 공식화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8조 5000억 원을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된 전기로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31일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미국과 인도 등 철강 고성장·고수익 지역에서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 소재 중심의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8년 4월 1일 설립된 포스코그룹은 이번에 창립 57주년을 맞는다.
장 회장은 “지금하지 않으면 자칫 도태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한발 앞서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핵심 사업의 시장 확장과 그룹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유망 사업 진입은 한시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장 회장이 당부한 현지 완결형 투자는 철강 생산에서 상공정 분야 투자로 해석된다. 상공정은 고로나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이나 철스크랩을 녹여 반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미국과 인도에 쇳물을 뽑아내는 제철소를 짓겠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미국에 건설할 제철소의 형태와 투자 규모, 지역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에서는 지난해 10월 현지 최대 철강 업체인 JSW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인도 동부에 연 생산능력 5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 이를 확장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인도는 2030년 철강 수요가 1억 9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힌다.
장 회장은 기술 초격차 확보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도록 생산성과 품질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시장 판도를 바꿀 기술을 개발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7대 미래 혁신 과제 등 주어진 과업을 충실히 실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부족함이 있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7대 미래 혁신 과제는 철강의 초격자 제조 경쟁력 확보와 2차전지 소재 투자 등을 뼈대로 하는 포스코그룹의 미래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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