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그룹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거래가 정지된 효성화학(298000) 살리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효성화학의 주요 사업을 그룹 계열사가 사들이거나 외부에 매각해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석유화학 업황이 여전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자립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옵티컬필름과 필름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옵티컬 필름 사업부는 TV,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에 쓰이는 LCD용 부품인 편광판을 보호하는 TAC(Tri-Acetyl Cellulose) 필름을 생산한다. 필름 사업부는 나일론·PET 필름을 생산하는데 나일론 필름은 냉장·냉동·레토르트 식품 포장재에, PET 필름은 스티커·포장용·모바일 제품 보호용에 쓰인다.
앞서 효성은 28일 효성화학의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부를 1500억 원에 사들였다.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부는 액체화물과 에틸렌 등을 보관하며 배관 임대 사업을 한다. 최근 3개년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00억 원 수준으로 26년 하반기부터는 탱크 증설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화학은 매각 대금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효성화학 측은 "재무구조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사업을 양도한다"며 "양도 대금을 통한 차입금 상환, 양도차익 발생으로 차입금이 감소하고 부채 비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도 “지난해 7월 물류사업 분할로 인해 감소한 영업이익 창출 능력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지주사업 및 계열사 배당금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효성티앤씨(298020)는 지난해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을 인수하며 9200억 원을 효성화학에 투입했다. 효성화학은 반도체 사업의 필수소재인 특수가스 사업이 성장 잠재력을 가졌지만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결단을 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80억 원을 기록,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 4일부터 주식과 채권 거래가 모두 정지됐다. 효성화학이 이날까지 해당 사유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효성화학 측은 특수사업부 매각이 1월 마무리돼 자본잠식 사유가 해소된 상태로 조만간 거래가 재개될 것이란 입장이다. 실제 1월 말 기준 효성화학 자본 총계는 3596억 원으로 전환됐다.
효성화학은 주력인 폴리프로필렌(PP) 사업을 중심으로 흑자 전환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兆) 단위 투자를 단행한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베트남 법인에 2060억 원을 출자했고 올 해도 2월 272억 원을 출자한 데 이어 추가로 5777억 원을 빌려줬다.
효성화학은 2022년 3946억 원, 2023년 2137억 원, 지난해 1704억 원의 적자를 냈다. 효성화학은 미래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베트남 법인의 지분 매각까지 검토 중이다. 효성화학 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베트남 법인의 일부 지분 매각도 고려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효성은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부 양수로 2024년 7월 물류사업 분할에 따라 감소한 영업이익 창출 능력을 개선함으로써 기존 지주사업(CI브랜드 사용료, 연구용역등) 및 계열사 배당금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음.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은 최근3개년 연간 EBITDA 100억원정도로 꾸준한 사업이며, 탱크 증설 등으로 26년 하반기부터는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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