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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폐광에 선 자율주행 로봇, 우주산업 미래 캔다

◆ 지질硏, 달 자원탐사 기술 시연

달, 헬륨3·희토류 등 자원 풍부

미래 에너지 문제 해결 중요 열쇠

지하에 극지대와 유사환경 조성

탐사·채취기술 개발 테스트베드로

5월부터 폐광 활용 실증단지 추진





6·25전쟁 직후인 1954년부터 40년간 약 1800t(톤)의 무연탄을 생산한 후 1993년 문을 닫은 강원도 태백시의 함태광업 폐광. 지난 28일 서울경제신문이 방문한 이곳에서는 광부들의 채굴 대신 과학자들의 우주·지질 관련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장난감 자동차처럼 생긴 자율주행 로봇이 바닥에 레이저를 쏘면 연구진들이 컴퓨터를 통해 폐갱도 바닥에서 채취된 자원의 종류와 양을 분석했다. ‘탐사 모빌리티’라 불리는 이 로봇은 동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레이저 유도 파쇄 분광기(LIBS) 등의 센서를 통해 지면에 존재하는 50종 이상의 원소를 분석하고, 자원 지도를 작성했다. 이를 통해 필요한 자원이 묻혀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강원 태백시 함백탄광 내부에 조성된 달 자원탐사 실증실험실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로봇들이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우주자원개발센터의 김경자 박사는 “헬륨3, 희토류, 산소, 물 등 달 자원 개발은 미래 지구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열쇠”라며 “다가올 달 자원 탐사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상의 실증단지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세계는 달 탐사를 위해 국가적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8년을 목표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한국도 오는 2032년 달 착륙선을 쏘아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다퉈 달 탐사를 준비하는 이유는 달에 매장된 자원 때문이다. 특히 달 표면에는 1g에 석탄 40톤 정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헬륨3가 풍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박사는 논문을 통해 “2030년 정도 핵융합발전 기술이 발전하면 달에서의 헬륨3 활용을 위한 수요가 증가해 2040년 이후에는 상용화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헬륨3를 달에서 확보하기 위한 기술을 단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기술을 개발해 검증하기 위해서는 달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지상에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동굴’은 달에도 존재하는 만큼 이같은 실험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지질연이 지난 2월 태백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폐광의 지하공간을 달 극지대와 유사한 환경으로 모사하는 우주 탐사 기술 실증 연구를 기획한 이유다. 버려진 폐갱도를 달과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해 달 자원 채취 작업의 기술적 가능성과 안전성을 시범 적용하고, 다가오는 우주 자원 개발 경쟁에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강원 태백시 함백탄광 내부에 조성된 달 자원탐사 실증실험실에서 달 토양을 채굴하는 채굴 로봇이 달 남극 표면 모사판을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현장에서는 울퉁불퉁한 비평판 표면에서도 원활한 주행이 가능한 ‘달 표면 다목적 모빌리티’를 볼 수 있었다. ‘달 표면 다목적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기능과 탑재체를 유연하게 교체할 수 있는 다목적 화물공간을 보유한 달 탐사의 핵심적인 장비다. 연구팀은 모빌리티가 실제 달에서 움직일 때의 충격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 달 환경과 유사하게 모사한 비평판 표면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했다. 로봇은 비평판 표면을 오르내리다 본체에 달린 삽으로 1g의 모래를 정확히 퍼 올려 자신의 몸체에 저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달 표토층 자원 추출기’는 외부에 설치됐다. 해당 장비는 달 표토층에서 물, 산소, 휘발성 기체를 추출하는 핵심 장비로 2024년 실험실 단계에서 필요한 모든 구성품이 제작된 상태다. 연구팀은 2025년 현재 지상 실험을 통해 태양광과 전자빔을 결합한 복합 열원으로 토양을 가열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질연과 태백시는 오는 5월부터 폐광자원을 활용한 우주자원개발 기술 실증을 위한 ‘태백 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실증단지는 융합실증시스템실험동, 옥외실험부지, 우주자원산업단지 등으로 구성된다. 지질연은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등 정부 출연연구기관, 기업 등과 협력해 달 자원 탐사에 필요한 주요 장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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