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이용자의 심리를 이해해 물건을 대신 구매해주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비서)를 공개했다. 2034년이면 전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가 1966억 달러(약 289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 참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오픈AI와 알리바바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과 국내 기업들까지 앞다퉈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IT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새로운 AI 에이전트 모델 ‘노바 액트(Nova Act)’를 지난 달 31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노바 액트는 별다른 명령 없이도 AI가 스스로 웹 브라우저 상에서 이용자 대신 물건 구매·식당 예약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아마존은 연구용 미리보기 형태로 선보인 노바 액트를 자사 AI 음성 비서인 ‘알렉사+(플러스)’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아마존이 새롭게 선보인 AI 에이전트가 오픈AI의 ‘오퍼레이터’에 대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1월 오픈AI가 출시한 오퍼레이터는 AI가 직접 웹 브라우저를 탐색해 이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예컨대 오퍼레이터에 ‘계란, 사과’ 등 장보기 메모 사진을 올린 후 ‘이 식료품들 구매해줘’라고 음성·문자로 명령하면 오퍼레이터가 직접 이들을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하는 식이다. 다만 결제 등 민감한 정보는 사람이 직접 입력한다.
중국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지난 달 31일 멀티모달 AI 모델 ‘큐원 2.5-옴니-7B’를 공개했다. 70억 개의 파라미터로 구성된 경량형 모델로, 지능형 음성 애플리케이션(앱) 등 AI 에이전트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AI·클라우드 인프라에 3800억 위안(약 77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카카오(035720)가 이용자의 마음을 읽는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연내 출시한다. 이번 분기 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도 진행한다. 카카오는 ‘선물하기’에도 AI를 붙일 예정인데, 아마존·오픈AI와 같은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네이버 역시 지난 달 선보인 독립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AI기술을 적극 도입해 상품 탐색부터 배송 후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구매 가이드’를 접목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전 세계 IT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까닭은 폭발적 시장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어스에 따르면 전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은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 평균 43.8% 성장할 전망이다. 동시에 관련 시장 규모는 2034년 196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일상에서 AI 에이전트가 상용화될 것”이라며 “올해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 AI 에이전트로 실제 수익을 내는 기업이 시장 파이를 모두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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