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간 한시 특별법을 제정해 'K-방산 대도약'을 이끌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첨단산업 분야의 치열한 경쟁 속에 '패권'을 잡지 못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위비 분담금 이슈를 ‘전략적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본처럼 현물로 부담해 방위비 부담을 K-방산 산업 매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전략경영학회와 강대식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주관한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고도화 전략 연구 세미나’ 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이영달 뉴욕시립대 방문교수와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당면한 한·미 방위비 분담이슈를 ‘K-방산의 전략적 기회’로 전환하는 접근법을 강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으로부터 ‘최고 수준 동맹 분담국’으로 평가 받는 일본의 경우 현금보다 현물 중심으로 부담하고 있다. 미국과 공동 연구개발, 소재·부품·장비 공급, MRO(유지보수·수리·운영) 사업을 통해 산업 매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한국도 방위비 증액 요구분을 최소화하면서도 실 증액분을 현물로 부담하는 방식을 통해 미국의 글로벌 안보 및 글로벌 무기체계와 깊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유럽 재무장 계획·대비태세 2030’이 8000억 유로(약 1200조 원) 이상의 재정 투입을 예고함에 따라 현재 NATO의 군사비 지출은 연간 1조4700억 달러(2024) 수준에서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군사비 지출은 현재 연간 2조4000억 달러(2024, SIPRI 스톡홀름평화국제연구소)에서 2030년 연간 3조 달러(약 4조5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방산은 글로벌 방산 수출 시장에서 최근 5년 간 2.3%의 시장 점유율을 보여 글로벌 10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45.5%로 압도적인 산업지배력을 지니고 있으며, 프랑스가 10.3%로 2위를 차지학 있다. 한국은 방산 수출 점유율을 현재 대비 5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는 정책·제도의 혁신을, 민간은 기술과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K-방산 혁신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은 미국 국방부가 2025년 3월 ‘치명성 극대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획득 지침’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전쟁(software-defined warfare)’을 공식화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국방부가 처음으로 무기체계 및 방산시스템 전반의 전면적인 전환을 지시한 내용으로 매우 의미 있는 사안이라는 것.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 강조된 ‘평시 개념이 없는 사이버전’, ‘상업 우주기업의 준전투자산화’ 등 군사전략 패러다임의 통합 억지(전통적 억지를 넘어, 경제, 기술, 외교, 정보, 연합동맹 역량까지 포함)를 포함해 방위산업의 개방성을 더욱 확대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반 무기 플랫폼 비중을 확대하는 등 보다 역동적이고 빠른 ‘적응형 방위산업 혁신생태계’를 미국의 안보 전력화로 구성하겠다는 방향성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도 방위산업 혁신생태계를 ‘적응형’으로 구축 할 수 있는 범국가적 접근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총 10건의 입법이 필요하며, 이중 단기적으로 기존 법을 개정하는 사항으로 5건, 중기적으로 제·개정이 필요한 입법 사항 3건, 장기적으로 제·개정이 필요한 입법 사항으로 2건을 제안했다. 1997년 제정된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특별 조치법’이 김대중 정부에서 IMF 외환 위기 극복에 기여했듯이 ‘방위산업 글로벌 경쟁력 고도화 촉진 특별법’을 제정해서 미국 수준의 방위산업 혁신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한·미 간 방위산업 혁신생태계를 1:1로 비교한 결과 한국은 미국의 절반 수준(미국 100 vs 한국 56.2)에 불과했다. R&D 지원(미국 대비 57% 수준), 금융 및 투자 지원(62%), 군·민간 협력(48%), 조달 체계(55%), 수출 지원(59%), 인재 양성 지원(56%) 등 전면적인 고도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달 교수는 “‘K-방산’이 글로벌 경쟁력을 고도화 하고,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부 주도의 정책 및 자원 투입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체계화 △첨단기술의 군사·민간 이중 활용성 강화 △국제 협력과 표준화 주도 △지속적인 R&D 투자와 혁신생태계 조성 △국가 안보와 경제 목표의 통합 등이 6대 핵심성공요인(KSFs)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강대식 국방위원회 간사는 환영사를 통해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AI 기반 자율 무기, 우주 군사 기술 등 첨단 기술 중심의 방위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이러한 흐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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