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나 영양제는 함께 섭취하는 음식과 음료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혈압약을 복용 중인 고혈압 환자라면 음식을 더욱 신중하게 가려 먹을 필요가 있다. 어떤 음식과 함께 먹느냐에 따라 약효가 배가 될 수도, 반대로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에 널리 쓰이는 ‘이뇨 작용’ 계열의 약물은 체내 수분과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하면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푸로세미드, 스피로노락톤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 칼륨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저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근육 경련, 피로, 심장 박동 이상 등 다양한 부작용을 수반한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고혈압약을 먹는 환자들은 당근과 시금치, 케일 등 녹황색 채소를 꾸준히 섭취해 칼륨을 보충하는 게 좋다.
반면 짠 음식과 자몽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염분 섭취량이 늘어나면 혈관 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염분 섭취가 많은 일본 노인 70% 이상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혈압 환자에게는 염분 섭취 조절이 필수적이다.
자몽은 일부 고혈압약, 특히 ‘암로디핀’과 같은 칼슘 채널 차단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약 복용 1시간 전이나 복용 후 2시간 이내에는 자몽이나 자몽주스를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자몽에 들어있는 ‘나란진’(naringin)은 간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해 혈압을 과도하게 떨어뜨리거나 어지럼증, 두통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뇨작용을 하는 고혈압약은 체내 칼륨까지 배출하기에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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