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경쟁력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하며 한국 시장에서 올해 1등을 할 것입니다”(임성택 삼성전자(005930) 한국총괄)
“삼성전자의 OLED 시장점유율은 우리의 3분의 1수준인데 선언이야 할 수 있지만 남은 8개월 동안 어떻게 1등을 하겠습니까”(LG전자(066570) 관계자)
7일 삼성전자가 2025년형 TV·모니터 신제품을 공개한 날 LG전자도 OLED TV의 유럽 출시 사실을 알리며 응수했다. 삼성전자가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LG전자가 강한 OLED TV에서 1위에 오르겠다고 출사표를 던지자 양사 신경전은 한층 증폭됐다. LG전자가 삼성전자가 자신들이 일부 영역에서 1위를 했다는 데 대한 근거로 내놓은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오류가 있다고 즉각 반박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언박스 앤드 디스커버 2025’ 행사를 열고 △네오 QLED 8K, OLED 등 AI TV △이동형 스크린 ‘무빙스타일’ △초단초점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5’ 같은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행사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가 매해 자사 TV·모니터·빔프로젝터 등의 신제품을 공개하는 연례 행사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사달은 “올해 OLED TV 점유율 목표치를 어떻게 잡았냐”는 현장 기자의 질문에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이 올해 한국 OLED TV 시장에서 1위를 해보겠다고 말하면서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19년 연속 글로벌 TV 1위를 차지해 왔지만 OLED TV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줄곧 선두였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첫 출시한 건 2023년으로 이들은 OLED에서는 비교적 후발주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는 출하량 기준 52.4%, 삼성전자는 23.7%를 차지했다.
임 부사장의 이번 발언으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발언이 소환되기도 했다. 바로 지난해 언박스 앤드 디스커버 2024 행사에서 ‘국내 77형 이상 OLED 시장에서 LG전자를 앞섰다’는 삼성의 발언이었다. LG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 자료를 냈다. 삼성전자가 인용한 자료에는 LG전자의 TV가 가장 많이 팔리는 LG베스트샵을 통한 판매량이나 LG전자가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가전 구독 서비스를 통한 판매가 집계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LG전자는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내세워 여전히 자신들이 OLED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이 제시한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지난해 아시아·오세아니아 시장의 70인치 이상 OLED TV 출하량 점유율은 LG전자가 74.2%, 삼성전자가 20.9%다. LG전자 관계자는 “실제 가전유통업계를 통해 77인치 이상 OLED 국내 시장에서 올해 1~3월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체크해보면 LG전자의 3분의 1 수준으로 여전히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경전으로 양사의 OLED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과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TV 시장이 정체하는 상황에서 OLED TV 등 프리미엄 시장만은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이 부분은 양사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이렇게 대놓고 신경전을 펼쳤으니 남은 8개월간 점유율 경쟁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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