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꿈의 반도체 공정으로 불리는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 2나노 공정 등 양산이 임박한 기술에서는 대만 TSMC와 현실적으로 격차가 있는 만큼 미래 기술인 1나노대 공정 개발에 속도를 높여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는 최근 1.0나노 공정 개발에 돌입했다. 2나노 등 최선단 공정 개발에 참여해 온 연구원들 일부가 차출돼 프로젝트팀이 구성됐다. 1.0나노는 꿈의 반도체 공정으로 불리는데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공개한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에도 2027년 양산이 예정된 1.4나노 공정이 최선단이다.
1.0나노 공정에는 기존 설계의 틀을 깨는 새로운 방식의 기술 콘셉트는 물론 고개구율 극자외선(High-NA EUV) 노광기 등 차세대 장비 도입이 필요하다. 회사 측은 양산 시점을 2029년 이후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3나노나 올해 양산 예정인 2나노 부문에서는 TSMC의 기술력에 밀려 있어 1나노대 공정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2나노의 경우 TSMC의 수율은 이미 60%를 넘어서 삼성전자와 격차가 적지 않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지난달 임원들에게 “기술 중시 전통을 이어나가자”고 당부하며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하면서 1나노 공정 개발에 조기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들도 1나노대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TSMC는 지난해 4월 기존 1.4나노와 2나노 사이에 1.6나노를 의미하는 16A 기술을 추가해 2026년 하반기부터 생산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바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기술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차세대 공정을 위한 징검다리를 놓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사령탑을 교체한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는 기술력 강화와 함께 사업 생태계 확장에 공을 쏟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겸 사장은 최근 딥엑스 등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등을 차례로 만나며 고객 요구를 파악하는 등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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